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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상버스 늘어나는데 정작 장애인들은 외면, 왜?

<앵커>

장애인들이 쉽게 버스를 탈 수 있도록, 계단을 없애고 바닥을 낮게 만든 버스를 저상버스라고 합니다. 지난해부터 이 저상버스를 도입하는 게 의무가 됐지만, 정작 정애인들은 잘 이용하지 않게 된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를 정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동휠체어를 탄 이영아 씨 앞에 저상버스가 도착합니다.

버스 기사가 내려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도록 경사판을 펼칩니다.

그런데, 도로 연석이 2단으로 돼 있다 보니 단차가 생깁니다.

휠체어를 뒤로 돌려 올라가 보지만 충격을 받고서야 간신히 탑승할 수 있습니다.

[버스 기사 : 배우긴 배웠는데 이것을 처음 해보니까.]

이 정류소의 연석 높이는 40cm, 휠체어를 위한 적정 높이보다 두 배가량 높습니다.

휠체어 한 대가 올라타고 다시 출발하는 데만 5분이 걸렸습니다.

[이영아/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팀장 : 이런 쪽은 아예 저 같은 경우는 이용을 안 하게 되고요. 저희 안전도 중요하고 탈 수 없는 상황에서 타겠습니다. 고집 피우는 게 좀 그렇기도 하고.]

또 다른 버스 정류소,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휠체어가 방향을 바꾸기도 힘듭니다.

버스가 딱 맞춰 서주지 않으면 타기 힘들 정도입니다.

정류소까지 가는 길이 급경사라 아예 접근이 어려운 곳도 있습니다.

지금 이 버스 정류장은 안내하는 전광판이 없어서 저상버스가 언제 오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저상버스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지난해 1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등에 도입이 의무화됐습니다.

전국적으로 1만 1천여 대가 운행 중이지만, 정작 저상버스에 적합하지 않은 정류소가 많다 보니 장애인들이 쉽게 이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종화/삼육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교통인프라를 구축할 때 많은 지자체가 버스 정류장까지 무장애 환경을 구축하는데(노력해야 합니다.)]

국토부는 교통약자를 위한 버스 정류소 표준모델을 만들어 지자체에 배포하고,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도로 규격 등을 규정한 교통약자법도 개정할 계획입니다.

(영상편집 : 원형희,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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