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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용암 같기를, 심장을 강타하기를"…임윤찬 데카 첫 음반 발매

"10년 동안 제 속에 있었던 용암을 이제야 밖으로 토해낸 느낌이다. 심장을 강타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오늘(19일) 음반 발매 기념으로 열린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들려준 말들입니다.

임윤찬은 명문 클래식 레이블 데카와 계약 후 첫 음반으로 쇼팽의 에튀드 전곡 연주음반을 녹음했습니다.

[임윤찬/피아니스트 : 쇼팽의 고독, 하지만 그게 그저 슬픈 고독이 아니라 어떤 예 술을 위해 자신이 뭔가 스스로 고독한 상황을 만들고 계속해서 음악을 깎아내면서 만들어낸 '순수결정체'라고 하는 그런 음악인 것 같아서….]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진정 위대한 예술은 일곱 겹 갑옷을 입은 뜨거운 용암과도 같다'는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소프로니츠키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음악이 일곱 겹 갑옷을 입은 뜨거운 용암과도 같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임윤찬은 간담회에서 쇼팽 에튀드는 어렸을 때부터 연습했던 작품이라며 꼭 이 나이에, 이 산을 넘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알프레드 코르토가 쓴 책 '쇼팽을 찾아서'를 즐겨 읽었고, 항상 피아니스트 호로비츠가 말한 대로, 음표 너머에 있는 숨겨진 내용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음표 너머의 내용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탐구하지만, 칠 때마다 달라지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음할 때 가장 까다로웠던 곡으로 작품번호 25의 7번인 첼로를 꼽으며, 곡의 첫 두 마디를 연습하는 데만 7시간 넘게 걸렸다고 했습니다.

[임윤찬/피아니스트 : 어떻게 두 마디 하는데 7시간이나 연습하냐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첫 음을 누를 때 심장을 강타하지 않으면 그건 연습이 아닌 거잖아요. 그래서 솔샵을 누르는데 만약 심장을 강타했다, 그러면 다음 음으로 넘어가는 거죠. 다음 음 레샵을 넘어가는데 느낌이 안 들면 계속 그걸 하는 거죠, 그냥.]

또 작품번호 25-9번은 그가 존경하는 피아니스트 이그나츠 프리드먼이 한 것처럼, 왼손을 악보와 달리 쳤다고 소개했습니다.

임윤찬은 쇼팽 에튀드를 녹음하게 된 배경으로 근본 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었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그가 생각하는 근본 있는 음악가는 이런 사람입니다.

[임윤찬/피아니스트 : 첫 번째는 자신이 대한 믿음이 굉장히 깊게 깔려 있고 정말 두려움 없는 표현을 하는 사람, 그리고 굉장히 진실되고 그러면서도 정말 예측 불가능한 타이밍에 가볍게 던지는 유머가 있는 그런 음악가인 것 같고요. 또 다른 하나는, 연주를 귀로 듣고 머리로 생각하고 '연주 정말 너무 좋다'라고 생각하는 연주가 있고, 그 연주자가 음을 치자마자 귀가 들을 시간이 없이 그냥 심장을 강타하는 그런 음악들이 있는데, 저는 심장을 강타해 버리는 그런 음악을 하 는 음악가들이 근본이라고 생각하고.]

그럼 근본 있는 음악가는 어떻게 될 수 있을까요.

[임윤찬/피아니스트 : 사실 이건 노력으로 될 거는 아닌 것 같고요. 그냥 시대가 내린 천재들만이, 축복받은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건데,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은 매일매일 연습하면서 진실되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임윤찬은 지난달 손에 무리가 와 해외 공연을 보름간 중단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나았다고 전했습니다.

쇼팽 에튀드 앨범을 준비할 때는 하루 12시간씩 연습했지만 하루 평균 6시간 정도 연습한다고 했습니다.

임윤찬은 앨범 발매를 기념해 6월 전국을 돌며 리사이틀을 열 계획입니다.

또 10년 넘게 숙성시켜온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내년에 연주하기 위해 여름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취재 : 김수현,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원형희, 영상제공 : 유니버설뮤직,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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