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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서 뚜렷했던 '지민비조'…읍면동 58%에서 조국혁신당이 1위였다 [폴리스코어] [스프]

[폴리스코어] 조국혁신당, 광주에서 압도적 지지받아…96개 동 중 90개 동 1위

배여운 폴리스코어
"이번 총선은 '지민비조'로 뽑아달라."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일컫는 '지민비조' 투표 행태가 뚜렷했던 곳은 호남이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정당 개표 결과를 분석해 보면 호남권(광주·전남·전북) 유효 투표 수 281만 6,835표 중 128만 4,000표(45.6%)가 조국당을 선택했습니다.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득표율은 38.1%로 2위였습니다. 광역자치단체별로 따져봐도 조국당은 세 지역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광주광역시 47.7%, 전북특별자치도 45.5%, 전라남도 44.0% 순으로 득표율이 높았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조국당이 보여준 호남에서의 돌풍이 야권 내 경쟁 구도의 '전초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벌써부터 조국당을 견제하는 기류도 감지됩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이번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을 선택한 호남 민심에 주목해 봤습니다. 비례정당 개표 데이터를 읍면동 단위까지 세밀하게 분석해 호남 민심을 진단해 보고, 향후 22대 국회의 야권 내 경쟁 구도까지 짚어봤습니다.

'지역구는 민주당'…호남 읍면동 98% 싹쓸이, 광주·전북 모든 행정동서 승리

민주당의 지역구 득표율부터 간단하게 복기해 보겠습니다. 호남에서 받은 민주당의 성적표는 한마디로 '이보다 좋을 수 없다'였습니다. 민주당은 호남 지역구에서 77.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28개 의석을 모두 차지했습니다. 호남에서 민주당이 전 의석을 가져간 건 헌정사상 최초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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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별로 득표율을 따져보면 전북 81.63%, 광주 76.52%, 전남 73.19% 순으로 전북이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전북은 몰표에 가까운 80%의 득표율을 보이며 이번 선거만큼은 광주, 전남을 제치고 새로운 '민주당 안방'의 가능성까지 보였습니다.

조금 더 지역을 세분화해서 보면 어떤 결과들이 보일까요? 호남의 읍면동은 총 636개입니다. 전라남도가 297개로 가장 많고, 전북특별자치도가 243개, 광주광역시가 96개의 읍면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역구 선거에서 민주당은 624개 읍면동에서 승리를 가져갔는데 비율로 따지면 읍면동의 98%에 육박합니다. 말 그대로 싹쓸이죠. 특히, 광주와 전북에서는 민주당이 모든 읍면동에서 승리를 가져갈 만큼 압도적인 승부 결과를 보였습니다.

다만, 전남은 297개 읍면동 중 12개에서 민주당이 1위를 놓쳤습니다.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에서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 전남 신안군 신의면에서는 무소속 백재욱 후보, 전남 영광군 낙월면, 영광읍 등 10개 읍면동에서는 무소속 이석형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넘어서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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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에서 얻은 민주당의 득표율을 지도로 나타내 보면, 한 가지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남은 지리적 특성에 따라 민주당의 득표율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남해와 바로 맞닿아 있는 지역에서는 민주당 득표율이 무려 80%가 넘는 모습(지도에서 가장 짙은 색)을 보였지만, 내륙으로 들어올수록 민주당 득표율이 옅어지는 모양새입니다.

호남권의 지역구 개표 결과를 정리해 보면, 민주당은 득표율과 1위를 차지한 읍면동 수를 통틀어 압승을 차지했습니다. 민주당은 이 기세를 몰아서 비례정당 개표 결과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한 가지 변수에 막히고 말았습니다.

바로 조국혁신당입니다.

'지민비민' 호남 읍면동은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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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조국혁신당 창당 전만 해도 30%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하며 2위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조국당이 창당한 직후부터 지지율은 하향세를 보이다가 결국 역전당하고 맙니다.

조국 대표가 '지민비조'를 외치자 민주당은 '지민비민'을 호소하며 비례정당까지 민주당을 선택해 달라고 읍소했습니다. 그래야만 민주당이 지역구와 비례 의석을 합쳐서 법안 단독 통과가 가능한 151석, 패스트트랙 180석, 그리고 대통령 탄핵안 처리와 개헌까지 가능한 200석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국당을 포함한 범야권으로도 가능한 그림이지만, 민주당은 단독으로 표결을 처리할 수 있는 의석을 다른 정당 도움 없이 확보하는 게 더 우선순위일 수밖에 없죠. 즉,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보여준 민심의 바람을 비례정당 투표까지 이어가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비례정당 개표 결과는 지역구 성적만큼 좋지 못했습니다. 비례정당 득표율을 전국 기준으로 보면 민주연합 26.7%, 조국당 24.3%로 민주연합이 2.4%p 더 높았지만, 호남권에서는 조국당이 45.6%, 민주연합 38.1%로 조국당이 7.5%p 더 높았습니다. 민주연합의 결과에 초점을 맞춰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민주당이 호남 지역구에서 받은 77.1%의 득표율과 비교해 봅시다. 민주당과 민주연합은 같은 뿌리를 둔 정당인데, 두 선거 결과는 39%p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호남에서 민주당 뽑은 유권자 중 상당수가 비례투표는 다른 선택을 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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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면동 단위에서 승리한 지역을 봐도 민주연합의 성적은 지역구만큼 좋지 않습니다. 지역구는 민주당이 승리하고 비례정당 투표에서는 민주연합이 승리한 이른바 '지민비민'의 결과를 나타낸 읍면동은 전남 154개(51.9%), 전북이 99개(40.7%), 광주 6개(6.3%)로 호남 지역에서 총 259개로 나타났습니다. 비율로 보면 40.7%에 그칩니다.

반면에 민주당과 조국당의 손을 함께 들어준 이른바 '지민비조' 읍면동은 366개 읍면동(57.5%)으로 민주연합을 선택한 동네보다 더 많았습니다.

특히, 민주연합은 안방인 광주에서 성적이 가장 나빴습니다. 96개 읍면동 중 6개 동네에서만 민주연합이 앞섰을 뿐, 나머지 90개 동네는 조국당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득표율로 따져봐도 광주에서 두 비례정당의 차이는 11.45%p로 꽤 벌어졌습니다. 전북은 7.9%p, 전남은 4.1%p 차이였습니다. 그만큼 광주의 민심은 '지민비민'보다는 '지민비조'를 선택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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