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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점심값 1만 원' 시대…2030 "집은 5년 후에나"

<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요즘 높은 물가 때문에 먹고사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런 목소리가 많죠. 그중에서도 직장인 점심값이 이제 평균적으로도 매끼 1만 원쯤 된다. 이런 조사가 나왔네요.

<기자>

점심 한 끼에 매일 평균 1만 원, 전체 지출의 4분의 1 정도는 오로지 먹는데 들어간다는 게 직장인들의 대답이었습니다.

1년 전보다 지출에서 식비의 비중이 6% 포인트나 늘었다,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겁니다.

신한은행이 지난 2017년부터 해마다 발간하고 있는 이른바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23년 판을 발표했는데요.

20세에서 64세까지 본인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전국 2천500명의 성인남녀에게 물어본 결과입니다.

응답자 10명 중에 7명 정도는 어떻게든 점심값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요.

그냥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먹고 있다고 대답한 나머지 31%, 이 사람들이 쓰는 점심값이 끼니당 평균 1만 원이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조사하는 8가지 외식비 중에서 냉면과 비빔밥, 찌개백반 같은 점심 메뉴로 볼 수 있는 6가지 메뉴를 모두 평균 1만 원 밑으로 먹을 수 있는 지역은 이제 전국 광역시도 중에서 7곳에 불과합니다.

서울 수도권을 비롯한 9개 지역에서는 이 중에서 평균가가 1만 원을 훌쩍 넘어가는 메뉴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니까 일부러 절약하지 않으면 당연히 점심 한 끼에 1만 원은 지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점심값을 아끼려고 노력 중이라는 사람들이 쓰는 돈은 한 끼 평균 6천 원이었습니다.

1만 원을 어떻게 6천 원으로 줄였느냐, 역시 구내식당과 도시락입니다.

편의점 간편식으로 때운다는 경우도 있었고요.

후식 커피나 디저트를 포기한다는 답변도 나왔습니다.

<앵커>

이 조사 결과도 눈길이 갑니다. 물가 때문에 소득보다 소비가 증가한 폭이 더 큰 걸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내용은 모두 전국 1만 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건데요.

월평균 가구소득 544만 원으로 집계돼서 1년 전보다 4.4% 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에 쓰는 돈은 5.7%가 늘어나면서 살림살이는 사실상 더 빠듯해졌습니다.

정부의 국민 경제생활 관련된 조사들 가계금융복지조사나 가계동향조사와 대체로 비슷한 흐름입니다.

소득도 늘었지만, 똑같이 먹고살아도 쓰는 돈이 더 늘어났고, 가장 기본적인 소비인 먹는데, 그리고 고금리 환경 속에서 빚 갚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까 의류비나 필수적이지 않은 기타 소비 같은 건 되도록 줄이거나 들어가는 돈이 늘지 않도록 관리하는 모습이 정부가 실시했던 조사들과 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럼 저축은 어떻게 하고 있느냐, 8년째 해온 이 조사에서 가구별로 갖고 있는 금융자산이 처음으로 평균 8천만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게 1인당이 아니고 가구당 금융자산이고 평균입니다.

그래도 우리 집 사정과는 차이가 좀 있다고 느끼실 수 있는데요.

상위 20%의 가구는 금융자산이 평균 1억 6천만 원 정도, 하위 20%는 보험 포함해서 3천만 원을 살짝 밑돌았습니다.

원금을 잃을 수 있는 투자에 들이는 돈은 줄어들고, 예금과 적금 비중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최근에는 금리 인하가 임박한 듯한 환경이 되고 다양한 자산들이 오르는 분위기가 되면서 투자상품에 다시 관심이 커졌다가요.

고금리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죠.

그래서 당분간 CMA나 파킹통장 같은 곳에 금융자산을 예치해 두고 상황을 보는 분들이 많을 걸로 보입니다.

<앵커>

부동산 관련 조사도 있네요. 젊을수록 내 집 마련 시기는 좀 더 기다려보겠다. 이런 조사도 있었다고요.

<기자>

부동산 경기에 대한 인식이 세대별로 꽤 갈렸습니다.

2030 세대는 여전히 집값이 고점에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절반이 넘었습니다.

반면에 40대 이상부터는 이제는 저점에 가까워졌다고 보는 경우도 38%를 넘었습니다.

30대 이하로는 적어도 5년 이후에나 집 사는 걸 고려해 보겠다는 응답이 3명 중 1명 꼴인 32.1%에 달했습니다.

최근 3년 사이에 내 집 마련을 한 사람들은 전체 응답자 중에 9%였는데요.

그중에서 20~30대는 절대다수가 생애 첫 집을 마련한 거였습니다.

이들 중에 73%는 샀던 집이 가격이 올랐거나 유지 중이라고 답했지만, 떨어졌다는 사람도 27%나 됐습니다.

그리고 20~30대에서 집을 산 경우에 대출이나 지원으로 마련한 자금의 비중이 70~90%까지 되는 경우가 30.2%, 90% 이상도 18.2%나 됐습니다.

그야말로 영끌 아니면 누군가의 지원으로 집을 마련했다는 겁니다.

대출을 내서 집을 산 2030 중에 3명 중 2명꼴로 대출금 갚느라 빠듯하다, 부담스러운 상태라고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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