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단계적으로 담배 판매를 제한해 '비흡연 세대(smoke-free generation)'를 만들겠다는 법안이 의회에서 1차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이 법안은 해마다 담배를 살 수 있는 연령을 1년씩 상향 조정해, 2009년과 그 이후 출생자들은 평생 영국에서 합법적으로 담배를 구입할 수 없게 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 법안을 추진하는 집권여당인 보수당 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 '(시가를 사랑했던) 윈스턴 처칠의 당이 시가를 금지하다니 미친 일'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이 법안은 합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있는 연령(현재는 18살)을 해마다 1년씩 올리는 것이 골자입니다. 목표대로 2027년 시행되면 2009년과 그 이후 태어난 사람들은 평생 합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없게 되는 것이죠.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도 시행됩니다. 영국 청소년들의 흡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1회용 전자담배를 금지합니다. 또 청소년이 좋아할 만한 전자담배의 향이나 포장, 판매 방식에 대해서도 제한을 두기로 했습니다.
리시 수낵 정부는 이 법안으로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비흡연 세대를 만들면 21세기말까지 심장질환과 폐암 등 흡연 관련 질환 47만 건 이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죠. 영국의 흡연자는 인구의 13퍼센트인 640만 명이며, 매년 8만 명이 흡연과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합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없는 18살 아래의 청소년 중 20퍼센트가 전자담배 흡연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정부는 담배 불법 판매 상점에 대해서는 적발 즉시 현장에서 100파운드(한화 약 17만 원)의 벌금을 물리는 등 강력한 단속 방안도 발표했습니다. 또 3천만 파운드의 예산을 담배 암시장 단속 등 이 법안의 원활한 시행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강력한 영국의 정책은 뉴질랜드가 2022년 저신다 아던 정부 때 세계 최초로 제정한 담배규제법안을 벤치마킹한 것입니다. 뉴질랜드의 법안은 2008년과 그 이후 태어난 사람에 대해서는 평생 담배를 살 수 없게 하는 내용이었죠. 그러나 지난해 10월 집권한 크리스 럭슨 정부는 세수 부족 등의 이유로 이 법을 폐기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