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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기대했는데"…'성장성 상장' 기업 줄줄이 상폐 위기

<앵커>

당장 실적이 좋지 않아도 미래에 성장할 거라 보이는 기업에 상장 문턱을 낮춰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상장된 기업들 대부분 실적 부진이 심각해서 곧 성장할 거라 믿고 투자했던 사람들이 손해를 입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안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사무실, 회사명 '셀리버리'는 남아 있지만, 안에서는 철거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어디로 이사 갔는지는 모르고요. 아무튼 여기는 셀리버리 자체가 없습니다.]

신약개발을 하겠다며 2018년 상장에 성공하자 기대감에 한때 주가가 치솟다가, 지난해부터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 처분을 받아 거래는 정지됐고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셀리버리 직원 : 저희는 회계 직원이고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잘 모르거든요.]

상장사 올리패스도 크게 주목받았지만, 주가는 98%나 빠졌고 지난달에는 자본 잠식으로 관리 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모두 '성장성' 특례 상장 기업들로, 미래 성장성에 점수를 줘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게끔, 다른 특례상장과 달리 기술 평가를 면제해 줍니다.

바이오 위주로 20곳이 코스닥에 입성했는데, 공모가 이상 주가를 유지하는 건 2곳뿐, 나머지는 평균 65% 주가가 빠졌습니다.

[A씨/셀리버리 소액주주 : 상장 주관사가 '성장성이 높아, 기술이 좋아.' 그러면 끝인 거예요. 후광 효과가 있으니까 '테슬라처럼 성장할 기업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결국 개미 피를 빠는 거예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6개월 이내에는 상장 주관사에 공모가의 90%로 주식을 되사가라고 요구할 수 있지만, 투자자 보호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입니다.

[강소현/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양적인 성장을 이루었죠. 상장 기업들이 늘어나고 그런 좋은 측면에서 했지만, 사실상 거래소의 건전성 측면에서도 '성장가능성을 보고 상장시키는 것들이 과연 좋은 것인가?' 한 번 더 되짚어보고…]

파두 사태 등 기술 특례 기업도 여럿 도마 위에 오른 상황. 

사업 정보를 적극 공시하고 현재 자율인 기업설명, 즉 IR 활동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홍지월·김정은,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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