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99% 격추됐는데…"이란 대성공" 평가 왜?

이란이 지난 13일 밤 300기 넘게 발사한 자폭 드론과 탄도·순항 미사일이 이스라엘의 아이언돔과 미국과 영국 공군에 의해 99% 요격된 걸 두고 "이스라엘의 승리"란 서방 언론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란이 얻은 것 역시 적지 않다는 분석도 다수 나오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이번 이란 공격을 두고 '실패'라고 평가절하하는 게 큰 실수일 수 있다고 14일 보도했습니다. 

이란이 충분한 사전경고 후 대규모 공격을 감행해 이스라엘의 선방을 유도하고 피해를 거의 입히지 않아, 보복과 확전에 대한 책임을 피해가면서도 역내 동맹들에게 세력을 과시하는 데는 성공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의 선방이 수차례 사전 경고를 하고 공격에 쓸 무기 정보도 사실상 노출해 온 '이란 덕분'이라고 전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발사된 이란 드론은 이스라엘 방공망이 쉽게 추적할 수 있는 느린 모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상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게 해 이스라엘 정부가 즉각 보복에 나서기 부담스럽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자국 주권을 침해하면 직접 보복한다는 사실을 공식화해 이스라엘·미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이란 현지매체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억지력도 약화시켰다고 자평했는데, 자국민과 역내 동맹국을 향해 '강한 이란' 이미지를 각인시킨 것을 성과로 꼽았습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침략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졌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밤하늘 무대로 의도적인 장관을 연출해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상징적 보복'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외신은 이번 공격을 막기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아랍국가 등이 총동원된 걸 두고 "이스라엘의 안보 의존도가 선명하게 노출됐다"고 했습니다.

이란은 이번 공격에 대해 "합법적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김수영,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