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세월호 10주기 추모 문화제…돌아온 봄, 생존자들의 기억법

<앵커>

내일(16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꼭 10년 되는 날입니다. 단원고가 있는 안산에서는 304명의 희생자들을 잊지 않겠다는 세월호 추모 문화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현장 취재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박서경 기자, 오늘 날이 유독 흐렸는데 추모객들, 많이 다녀갔습니까?

<기자>

네, 저녁 7시 반부터 이곳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세월호 10주기 추모 문화제가 시작됐습니다.

잠시 뒤에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자가 함께하는 4.16 합창단 공연도 예정돼 있습니다.

궂은 날씨지만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았는데요.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면서 그날을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내일 이곳 화랑유원지에서는 오후 3시부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이 열리는데, 유가족과 시민 등 2천여 명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오후 4시 16분에는 추모 사이렌이 1분 동안 울려 퍼질 예정입니다.

---

희생자 유가족과 함께 누구보다 세월호 참사를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죠.

바로 참사 생존자들입니다.

안산과 제주에서 생존자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정신병원 입원에, 자해까지, 사고 이후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렸던 단원고 생존학생 유가영 씨.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용기를 내 자신의 경험을 담은 수필집을 펴냈습니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들의 기억법

그 후 1년.

대학 강연에 나서고 해외 참사 생존자들과 만나며 서서히 새로운 삶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유가영/세월호 참사 생존자 : 매번 비치는 게 좀 슬픈 모습이잖아요. 좀 더 활기차고 미래를 보고 무언가를 해나가려고 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세월호 참사 생존자들의 기억법

단원고 앞, 생존학생들의 휴식과 치유를 위해 만들어졌던 공간, '쉼표'는 이제 봉사의 장소로 변했습니다.

생존자 친구들은 트라우마를 경험한 지역 청소년들의 멘토링 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치유를 받던 입장에서 이제 치유자가 된 겁니다.

[유가영/세월호 참사 생존자 : 정서적인 지지를 해주고 나도 그거를 통해서 뭔가를 알아가고. 참 인간은 힘이 있는 존재라는 걸 좀 알게 된 것 같아요.]

세월호 참사 생존자들의 기억법

침몰해 가는 세월호에서 소방 호스에 몸을 감고 학생들을 구해낸 '파란바지 의인' 김동수 씨.

악몽 같은 기억을 지우려 줄곧 트라우마 치료 약을 복용한 탓에 건망증까지 심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날의 기억은 좀처럼 잊히지 않습니다.

[김동수/세월호 참사 생존자 : 2~3백 명의 눈망울이 있는데 그걸 저는 잊겠어요? 못 잊죠.]

달릴 때면 숨이 트이는 기분에, 자신이 잘하는 마라톤을 추모의 방식으로 정했습니다.

어김없이 돌아온 4월.

이번엔 10년 전 아이들이 가기로 했던 수학여행 코스를 이어 달렸습니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들의 기억법

[김동수/세월호 참사 생존자 : (학생들에게) 잊지 않고 아직도 뛰고 있는 사람은 있다고,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보여주고 싶습니다)]

더 많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힘들어했던 김동수 씨, 죄책감에 시달리던 아버지를 보고 자란 두 딸은 응급구조사와 소방관이 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들의 기억법

[김형숙/생존자 김동수 씨 아내 : 저희 가족 스스로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잘 버텨왔다.]

지워지지 않는 상처에 힘들어하면서도 그날을 잊지 말아 달라며, 생존자들은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습니다.

(현장진행 : 신진수, 영상취재 : 한일상·공진구·이찬수, 영상편집 : 황지영)

▶ 참사 기사 댓글 10년 치 분석…늘어나는 막말·혐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미제공 댓글 정책에 따라
이 기사에서는 댓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