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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이 '과거의 전통'을 들먹일 때 기억해야 할 것 [스프]

[뉴욕타임스 칼럼] When Politicians Invoke the Founding Fathers, Remember This. by Jamelle Bouie

0417 뉴욕타임스 번역
 
*자멜 부이는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다.
 

현행 제도를 따르면, 오는 11월 대선에서 미국 48개 주는 각자 일반 투표(popular vote) 결과에 따라 선거인단을 배정하게 된다. 표차에 상관없이 주별로 더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각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 표를 전부 얻게 된다.

한편 메인(ME) 주와 네브래스카(NE) 주는 절차가 조금 다르다. 여기서는 주어진 선거인단 일부를 일반 투표 득표율에 비례하여 나눠 갖는다. 네브래스카주는 선거인단 5명 가운데 2명을 주 전체에서 표를 더 많이 받은 후보에게 주고, 나머지 3명은 네브래스카주의 하원 선거구 3곳의 승자를 따로 집계해 각각 배정한다. 메인주도 마찬가지로 선거인단 4명 가운데 2명은 주 전체에서 표를 더 받은 후보가, 나머지 2명은 하원 선거구에서 이긴 후보가 각각 가져간다.

2020년 대선 때는 두 후보가 네브래스카주 선거인단을 나누어 가져갔다. 이처럼 표가 나뉜 것은 1991년에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두 번째였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가 주 전체에 할당된 표와 제1, 제3선거구의 표를 가져가고, 조 바이든 당시 후보가 오마하시와 그 부근을 아우르는 제2선거구 표를 가져갔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은 선거인단 306명을 확보해 대선에서 승리했다. 네브래스카주에서 얻은 한 표가 차이를 만들어내지는 못한 셈이다. 하지만 엄청난 접전이 일어날 경우, 예를 들어 인기 없는 현직 대통령과 똑같이 인기 없는 도전자(이자 전직자)가 붙는 선거에서는 선거인단 한 명 한 명이 아쉽다. 네브래스카주의 몇 표가 전체 결과를 바꿀 수도 있다. 네브래스카주 공화당원들이  트럼프의 지원을 받아 선거인단을 지역구별로 나눠 배분하는 현행 제도(준-비례할당제)를 폐지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네브래스카주 공화당원들은 그 시도가 너무 당파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명분으로 건국의 아버지들의 전통을 내세운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공화당 소속의 짐 필렌 주지사는 (트럼프가  "아주 영리한 편지"라고 칭찬한) 성명서에 이렇게 썼다. "네브래스카는 나머지 48주와 함께, 건국의 아버지들의 뜻을 더 확실히 반영해 대선에서 하나된 목소리를 내게 될 것입니다."

대부분 주가 시행하는 승자독식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네브래스카주 의회의 당연한 권한이다. 주의깊게 보아야 할 것은 제도의 내용이 아니라, 정책 변화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들이 내세우는 명분이다. 현행 선거인단 제도가 미국 헌법을 작성하고 승인한 이들의 의도를 담고 있다는 것은 어디서나 통용되는 상식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상식이 틀렸다는 데 있다.

선거인단 제도가 건국의 아버지들의 의도였다고 포장하려는 시도에는 우선 아주 기본적인 문제가 있다. 그 부분이 헌법의 다른 조항들보다 훨씬 더 막판에 서둘러 추가된, 도저히 좁힐 수 없는 의견 차를 에둘러 가려는 타협안이었다는 점이다.

1787년 필라델피아 제헌회의에 참석한 대표들은 대통령 선출 방식을 둘러싸고 격론을 펼쳤다. 회의 초반에 이 문제를 두고 첫 번째 투표가 있었는데, 대부분 참석자가 의회가 대통령을 뽑는 방식을 선호했다. 하지만 버지니아주의 제임스 매디슨을 비롯, 몇몇 영향력 있는 대표들이 의회 선출 방식은 분권의 원칙에 위배되며, 나아가 새 정부의 기본적인 구조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매디슨은 당시 메모에 "자유 정부의 근본 원칙은 입법, 행정, 사법의 권력이 분산되어야 하며, ... 독립적으로 행사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썼다. 따라서 "대통령 선출은 방식과 임기 면에서 대통령에게 입법부로부터 독립된 자유 의지를 보장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펜실베니아주의 제임스 윌슨과 구버너 모리스 등 매디슨의 주장에 동조한 이들은 전 국민 투표 방식을 선호했다. 이들은 "국민(물론 재산을 가진 백인 남성에 한정된 국민이지만)에 의한 직접 선거"만이 대통령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특별한 성품과 봉사심을 갖춘" 사람을 뽑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반면 남부 주를 대표하는 이들은 모든 자유민이 참여하는 보통선거가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여겼다. 북부의 자유민 수가 남부의 자유민 수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의회 선출 방식을 선호하는 대표들이 적지 않았다.

역사학자 알렉산더 키사르의 책  "왜 선거인단 제도가 유지되고 있는가?(Why Do We Still Have the Electoral College?)"에 따르면 제헌회의 기간 동안 다른 여러 방식도 논의됐다.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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