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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여자만 골반 수영복 입고 경기?…美육상팀 경기복 '성차별 논란'

2024년 파리 올림픽 미국 육상 대표팀 경기복 논란(사진=@citiusmag 인스타그램)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미국 육상 대표팀이 입게 될 새로운 경기복이 공개되자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여성복이 남성용과 달리 불필요하게 노출이 많고 성차별적 복장이라는 비판 때문입니다. 논란이 계속되자 이를 제작한 나이키 측이 해명에 나섰습니다.

13일(현지시간) 가디언,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나이키는 지난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나이키 에어 이노베이션 서밋에서 미국 육상 대표팀이 입을 경기복을 공개했습니다.

2024년 파리 올림픽 미국 육상 대표팀 경기복 논란(사진=@citiusmag 인스타그램)

공개된 경기복을 비교해 보면, 허벅지를 가리는 반바지가 포함된 남성용 경기복과 달리 문제의 여성용 경기복은 골반 부분이 과도하게 파여 다리 전체가 훤히 드러나도록 디자인됐습니다.

이를 본 여러 선수들과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장애물 경주 선수인 콜린 퀴글리는 로이터통신에 "이 경기복은 절대 기능성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전 장거리 미국 국가대표인 로렌 플래시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선수는 민감한 신체 부위 노출에 대한 부담 없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옷이 실제로 기능적으로 좋다면 남성들도 입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경기복을 본 누리꾼들 역시 "마네킹도 불편해 보이는 의상을 입고 움직일 선수들이 걱정된다", "미국 육상연맹이 신체 노출에 따른 '왁싱' 비용을 지원하길 바란다", "같은 스포츠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옷감이 적어야 하는 기능적인 이유는 없다", "여성도 반바지를 입을 자격이 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논란이 식지 않고 계속 이어지자, 경기복을 제작한 나이키 측은 "해당 디자인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여러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라며 오늘(현지시간 15일) 뉴욕에서 열리는 미국 올림픽위원회 미디어 서밋에서 더 많은 경기복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나이키 측은 이번 경기복에 대해 "남녀 선수 통틀어 거의 50가지의 독특한 제품과 특정 경기에 맞게 조정된 12가지 스타일이 있다. 논란이 된 경기복은 12가지 스타 중의 하나일 뿐"이라며 "도쿄올림픽 때는 짧은 속바지 형태만 제공했지만, 이번 파리올림픽 때 여성 선수는 반바지 크롭톱 또는 탱크톱, 반바지 형태의 보디 슈트를 선택할 수 있다. 나이키는 경기복을 디자인하는 모든 단계에서 수많은 운동선수와 협의 중"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스포츠계 '신체 노출 경기복' 논란 계속…변화 움직임도 계속


스포츠계에서 체조, 수영, 비치발리볼, 육상 등 노출 많은 경기복을 입는 여성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성적 대상화에 대한 문제 제기는 줄곧 이어져 온 가운데, 최근 선수들이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는 경기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유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변화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노르웨이 비치 핸드볼 대표팀은 유럽선수권대회 동메달 결정전에서 비키니 착용 규정에 항의하기 위해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섰다가 복장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우리 돈으로 2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아 논란이 일었습니다.

유럽 비치핸드볼 선수권대회에 반바지를 입고 출전한 노르웨이 팀(사진=@NORhandball 트위터)

당시 노르웨이 여자대표팀 선수들은 이전부터 "비키니 하의가 노출이 심하고 유니폼이 불필요하게 성적인 느낌을 준다. 특히 생리할 때 불편하다"라고 토로했으며, 이에 노르웨이 핸드볼협회 측은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편안한 복장을 갖추는 것"이라며 선수들의 벌금을 대신 납부했습니다.

이후 국제핸드볼연맹은 여자 선수들에게 비키니 하의 대신 여전히 타이트하고 몸에 딱 붙는 반바지를 입도록 한 반면, 남자 선수들은 너무 헐렁하지 않은 하의를 착용하도록 규정을 바꿨습니다.

같은 해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독일 여성 기계체조 대표팀이 성적 대상화에 반대하는 의미로 기존의 여자 체조선수들이 입는 원피스 수영복인 '레오타드'가 아닌 발목 끝까지 전신을 덮는 '유니타드'를 입고 나타나 화제가 됐습니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예선전에서 전신 유니폼 '유니타드'를 입은 독일 대표팀(사진=@pauline_shaefer 인스타그램)

당시 독일 체조 연맹은 체조의 성적 대상화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전신 유니폼을 소개하며 "불편함 없이 자신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게 목표"라고 했습니다.

독일 대표팀 사라 보시 선수는 BBC에 "체조 동작을 할 때 레오타드가 내 몸을 전부 덮지 않을 때도 있고 미끄러질 때도 있다"며 "안전하지 않다고 느낄 때마다 동작에 방해가 되는데 (전신 유니폼을 입을 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게 상당히 안심이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뉴질랜드 체조협회는 이달 선수들의 복장 규정을 완화해 레오타드 위에 반바지나 레깅스 등을 착용할 수 있도록 복장 규정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사진=@pauline_shaefer 인스타그램, @citiusmag 인스타그램, @NORhandball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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