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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에도 민주당 우세였던 '작은 방' 있었다…지도로 본 총선 민심 변화 [스프]

[폴리스코어] 4장의 지도가 말하는 22대 총선 판세 변화는?

배여운 폴리스코어
총 254개 지역구의 일꾼들이 정해졌습니다. 지역구만 놓고 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국민의힘 90석,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진보당이 각각 1석씩을 차지했습니다. 21대 총선과 비교해 보면 민주당은 전체 의석 수가 2석이 줄었고, 국민의힘은 6석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가장 많은 의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참패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고 말았습니다.

이번 결과를 두고 단편적인 해석들이 많습니다. 현 선거 체계에서는 한 표라도 더 많이 받는 후보가 승자가 됩니다. 반면 다른 후보들이 얻은 표는 말 그대로 사(死)표로 전락하게 됩니다. 가령, A 후보가 51%를 득표하고 B 후보가 49%를 받더라도 선거가 끝나면 B 후보의 49%는 의미가 없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의석 수만 가지고 이번 총선 민심을 평가하는 건 최대한 지양할 필요가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민심을 측정할 순 없을까요? 그에 완벽하게 부합하진 않더라도 해상도 높은 개표 데이터를 통해 민심을 들여다볼 순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개하는 개표 데이터는 선거구별로 득표 수를 공개할 뿐만 아니라 행정동별로도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다면 우리 동네의 '진짜' 민심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게 됩니다.

마부작침은 22대 총선에서 행정동별 후보들의 득표율을 분석해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선택을 복기해 봤습니다. 특히, 접전지가 많았던 서울과 마지막까지 민심이 들끓었던 부산의 민심이 어떻게 표심으로 나타났는지 지도 위에 펼쳐봤습니다.
 

지난 대선의 핵심 키워드는 '부동산'…한강 벨트 선택은 '국힘'

배여운 폴리스코어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민주당 이재명 후보 간의 서울 득표율 차는 4.7%p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습니다. 전국 득표율 차가 0.73%p인 점을 고려하면 서울은 보수 표심이 더 높았습니다.

당시 윤 후보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절반이 넘는 14곳에서 승리했는데, 특히 강서구를 제외한 한강 벨트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행정동 성적표도 좋았습니다. 425개 행정동 가운데 국민의힘 245개, 민주당은 180개 동네에서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후폭풍이 표심으로 나타났다는 해석이 당시 지배적이었을 만큼 윤 후보에게 높은 득표율을 안겨준 곳들은 비싼 집값을 자랑하는 동네들이었습니다.

자치구별 개표 결과를 봐도 윤 후보는 '민주 텃밭'이라고 불리는 이른바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 지역과 구로, 관악 등에서는 힘을 못 쓴 걸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부동산 폭등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끼친 지역입니다. 하지만 행정동별로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이 동네들 중에서도 윤 후보가 득표율에서 앞선 곳들이 꽤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도봉구에 위치한 창4동, 창5동, 방학1동, 쌍문4동, 도봉2동 등과 노원구의 상계동 일대입니다. 중랑구에서도 망우본동과 상봉1동이 국민의힘 쪽에 더 많은 표를 던졌습니다. 이곳들은 노도강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대표적인 동네들입니다.

당시 대선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심판론 성격이 강했고, 특히 한강 벨트를 낀 동네들은 한강뷰라는 프리미엄으로 자산 가치가 엄청나게 높아진 상황이었죠. 부유층은 한번 올라간 자산 가치가 다시 떨어질 걸 염려했고, 서민층은 아파트를 살 수 없다는 불안감이 팽배해졌습니다.

이는 표심으로 표출됐습니다. 대표적으로 강서구 표심입니다. 강서구는 자치구 승패에선 민주당이 이겼지만, 행정동별로 보면 한강의 가장 서쪽에 자리 잡은 방화2동부터 영등포구와 맞닿은 염창동까지 모두 윤 후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당시 마지막 남은 한강 조망을 가진 아파트란 점이 젊은 층들의 관심을 이끌며 이른바 '패닉 바잉'이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이었죠.

당시 부동산 정책의 핵심이 부동산 가격을 낮추는 걸 목표로 하다 보니 전통적으로 민주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강서 유권자들도 지난 대선에서만큼은 '부동산 표심'에 편승했던 거죠.

결국 국민의힘은 직전 선거였던 21대 총선의 부진을 털어내고 민심의 흐름을 다시 바꿔놓고 맙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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