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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고물가·고금리 당분간 더 간다…멀어지는 금리인하 기대

<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요즘 높은 물가도 걱정이고 대출 이자도 참 버겁다 이런 분들 많은데요. 지금의 고물가와 고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우려가 갑자기 커졌다고요?

<기자>

우리나라 물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환율부터 좀 보면, 미국 돈 달러가 우리 돈 원화에 비해서 어제(11일) 하루 만에 9.2원 더 비싸졌습니다.

달러 1장이 하루 만에 9.2원, 10원 가까이 더 비싸지면, 급등했다고 표현합니다.

환율에 있어서는 하루에 1~2원 오르내리는 것도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거든요.

하루에 10원 가까이 변하는 건 자주 보는 일이 아닙니다.

어제 원 달러 환율이 9.2원 급등하면서 달러는 우리 돈 원화 대비해서 지난 2022년 11월 10일 이후 가장 비싸진 상태입니다.

우리는 워낙 수입해서 먹고 쓰는 게 많기 때문에 달러가 이 정도로 비싸지면 물가부담이 더욱 커집니다.

2년 정도 전까지만 해도 15년 가까이 달러 가치가 원화 대비해서 1천200원에서 1천 원 사이에 머물러 있었던 걸 생각하면 지금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부담 바로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시장금리도 급등했습니다.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건 은행채라고 하는 5년 만기짜리 우리나라 채권의 금리인데요.

이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역시 직전 거래일이었던 4월 9일 이후 하루 만에 어제 68bp, 0.068% 급등해서 금리 4%에 성큼 더 가까워졌습니다.

0.068% 작은 숫자처럼 들리지만, 그전의 금리 변화 보시면 이게 하루 만에 한꺼번에 얼마나 많이 뛴 건지 바로 비교가 됩니다.

금리가 이 정도 폭으로 오르는 걸 며칠만 반복해도 대출금리는 아찔하게 높아지겠죠.

사실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었습니다.

어제 일본의 엔화, 엔 달러 환율도 3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앵커>

우리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출렁였다는 얘기네요. 왜 그랬던 건가요?

<기자>

전 세계가 미국의 금리결정을 기다리면서 금리인하 카드를 지금 만지작거리고 있는데요.

정작 미국이 금리를 애초 예상보다 더 늦게 내리고, 더 조금 내릴 가능성이 성큼 커진 겁니다.

사실 그제 밤까지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미국이 오는 6월부터는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거라는 전망이 가장 컸습니다.

사람들이 마음대로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고요.

미국의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공개시장위원회 FOMC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올해 금리를 적어도 3번 0.75% 포인트 정도는 내릴 거라는 신호를 지난해 말부터 줘 왔기 때문입니다.

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를 연간 몇 번 하는지는 미리 정해져 있기 때문에 대략 여러 눈치로 봤을 때 6월부터는 내리기 시작하겠구나, 이런 공감대가 형성돼 왔고요.

최근에 금값과 비트코인 값이 오른 것부터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그대로인데 시장금리는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였던 것까지 모두 이 공감대를 바탕으로 일어났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시간으로 그제 밤에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가 나온 걸 보니까 1년 전보다 3.5%가 또 올랐는데요.

세상이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높다는 분위기가 된 겁니다.

1월과 2월에도 예상보다 미국 물가가 높았지만, 3월부터는 이게 좀 떨어지겠지 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 기대대로 되지 않은 거죠.

6월부터는 미국이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거라는 기대는 하루 만에 쪼그라들어 버렸고요.

빨라야 7월, 9월은 돼야 금리인하가 시작될 거다, 어쩌면 올해 금리인하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재정금융전문가 중에 1명이자 재무장관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같은 사람은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도 15~25%는 있다 할 정도로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앵커>

당분간 금리가 내려가기를 기대하기는 좀 어렵겠네요.

<기자>

그리고 내려가기 시작해도 우리가 생각하는 그 저금리는 쉽게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졌습니다.

[박승진/하나증권 리서치 글로벌ETF팀장 : 시장금리 수준을 연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좀 높은 수준에서 안정시키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는 폭도 상반기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하반기에 좀 적을 수 있다(는 분위기입니다.)]

최근의 금융 분위기, 금융 환경이 앞으로 금리는 어쨌든 내려갈 거다에 초점을 맞춰서 움직였다면요.

이제는 앞으로도 금리는 부담스러운 수준을 꽤 오래 유지할 거다, 이걸 전제로 시장이 움직일 가능성이 부쩍 커졌다는 겁니다.

물가에도 부담이 있겠고요.

대출이자 조만간 줄어들겠지 이런 기대는 당분간 크게 안 가지시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가 곧 내려가는 걸 전제로 올랐던 자산 가격들도 약간 떨어지는 쪽으로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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