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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휴전 압박 속 하마스 정치지도자 세 아들 살해

이스라엘, 가자휴전 압박 속 하마스 정치지도자 세 아들 살해
▲ 이스마엘 하니예 하마스 정치국장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하마스 지도자의 친족들이 사망했습니다.

10일(현지시간) 하마스 측 방송 채널인 알아크사 TV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북부 알샤티 난민촌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지도자인 이스마엘 하니예(62)의 아들 하젬, 아미르, 무함마드가 사망했습니다.

하마스는 이번 공습으로 하니예의 세 아들과 함께 있던 손주 4명도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라마단 종료 후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 행사에 가기 위해 같은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폭격당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이 하니예의 세 아들을 표적으로 삼아 이뤄진 자국군 전투기의 공습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미르는 하마스 군사조직의 지휘관이고 하젬과 무함마드는 일반 대원이었다"며 "이들은 가자지구 중부에서 테러를 실행하러 가던 길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카타르 도하에 머무는 하니예도 알자지라를 통해 세 아들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니예는 알자지라가 소셜미디어 엑스에 게재한 영상 성명을 통해 "세 아들과 손주들이 순교하는 영광을 주신 신께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발생했습니다.

협상을 중재하는 미국은 최근 하마스가 억류한 이스라엘 인질 40명을 풀어주는 대가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900명을 석방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넘긴 바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하루 전 언론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접근법을 '실수'로 지적하며 이스라엘의 무분별한 공세와 구호물자까지 막는 봉쇄를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먼저 휴전을 요구하고 6∼8주간 자국에 오는 구호품을 모두 가자지구에 전달하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대규모 참사 우려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 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지상전을 계속 추진하는 등 휴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공습이 중재안 골자에 대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광범위한 의견 차이"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 하마스는 미국의 중재안 내용 대부분을 거부하며 영구 휴전을 위한 자체 로드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고 중재자들은 전했습니다.

이스라엘도 9일 저녁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전쟁 내각 구성원들이 9일 저녁에 만나 중재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 사안을 잘 아는 한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이 계획이 하마스에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의 이번 표적공습이 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압박용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실제 하마스의 입장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데 더 무게가 실립니다.

전쟁에 대한 의사결정은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아 신와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니예 역시 세 아들의 사망 후 "복수심과 살의에 불타는 범죄자인 적은 모든 규범과 법규를 무시한다"면서 "아들들을 표적으로 삼는다고 해서 하마스가 입장을 바꿀 거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망상"이라고 성토했습니다.

하마스 정치지도자 친족 살해가 협상에 재를 뿌리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 속에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과 협상이 별개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자 2명은 CNN 방송에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모두 이번 공습에 대해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당국자 역시 "이 작전은 인질 석방 협상과 관련이 없다"며 "이스라엘은 계속해서 모든 테러범을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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