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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비전 강조 대신 '독설' 경쟁…커지는 정치 혐오

<앵커>

이제 내일(10일)이면 총선 본 투표가 치러지고, 각 당의 의석 수가 결정 됩니다. 4년 만에 돌아온 총선도 이제 곧 끝나지만, 선거 문화가 예전보다 나아졌는지는 돌아봐야 합니다. 초반에 낮은 자세를 강조했던 정치권은 어느새 서로를 향한 비방에만 몰두된 모습인데요. 정책과 비전은 거친 말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기태 기자입니다.

<기자>

4년 전 총선 당시 거대 양당은 코로나 긴급재난지원금 규모와 기준을 놓고 막판 경쟁을 벌였습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2020년 4월) : 모든 국민을 국가가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황교안/미래통합당 대표 (2020년 4월) : 피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거 때마다 막말 논란은 있었지만, 무상 복지나 반값 등록금 등 주요 공약을 놓고 표심 경쟁을 벌이기도 했는데 극단적인 비방전에 공약 대결은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전현진/서울 양천구 : 딱히 생각나는 공약은 없었던 것 같아요.]

[송평강/서울 서대문구 : 서민들이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면밀히 들여다보는 느낌은 없고.]

선거 초만 해도 여야 모두 입단속을 강조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인 것이지, 정치 자체에는 죄가 없습니다.]

[이재명/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 의붓아버지 같아요. 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고, 계모 같아요. 팥쥐 엄마 같아요.]

독설 경쟁은 점점 더 격해졌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 김준혁과 이재명의 쓰레기 같은 말들. 그게 바로 그 사람들이 권력을 잡았을 때 여러분 위에 군림하면서 머릿속에 넣고 정치로 구현할 철학인 겁니다.]

[이재명/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 M16으로 총 쏘고 죽이는 거 봤지? 너 몽둥이로 뒤통수 때려서 대가리 깨진 거 봤지? 조심해 농담이야. 농담이야.]

21대 국회 내내 여야가 강대강 대치하며 진영 논리는 강화됐고 특정 진영의 이익을 대변하는 극단적 말로 일부 정치인과 정치 유튜버들이 지지를 받으면서 양극화 현상은 가속화됐습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 정치인들이 상대방에 대해서 이제 정책적인 부분, 대안적 부분의 차별성을 가질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서 어렵다고 생각하다 보니까 손쉬운 비판에 급급한 거죠.]

미래보다는 과거, 정책 대결보다는 정쟁으로 흐른 이번 총선이 정치에 대한 혐오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양지훈·윤 형,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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