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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장기 저성장' 예측, 믿을 수 있을까? [스프]

[교양이를 부탁해] 이원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사회학 교수 ②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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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를 극복할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 후에 상당히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특히 선진국들 사이에 경제적인 역량의 역전이라든지 차이가 굉장히 벌어졌거든요. 대표적인 것이 유로와 달러의 가치 역전입니다. EU가 통합이 되고 유로라는 것이 처음 나왔을 때 1유로의 가치가 1달러보다 훨씬 높았었어요. 근데 그것이 2008년 이후에 역전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유로의 가치가 미국 달러에 비해서 형편없는 가치로 내려앉았거든요.

왜 유럽은 뒤처지고 미국은 그 사이에 더 성장을 했는가? 여러 가지 지표에서 많은 설명들이 있습니다. 일단 첫 번째는 2008년 위기 당시에 미국은 공격적으로 양적 완화라는 걸 했고 유럽은 유럽 중앙은행, 특히 독일 사람들이 거기에 많이 관여를 하면서 굉장히 절약하고 대응을 공격적으로 하지 않았어요. 당시에 그리스와 독일이 갈등했던 것들이 그런 거죠. 근데 그 문제가 굉장히 오랫동안 지속이 됐었다. 그러니까 미국이 가지고 있는 시장과 산업에 대한 철학 자체가 굉장히 다른 거죠.

쉽게 얘기를 하면 미국은 노동 유연성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나라죠. 고용 자체를 유연하게 한다는 거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고 찬반이 굉장히 심한 쪽이 유럽입니다. 한국도 유럽에 못지않습니다. 혁신 기술이라든지 새로운 비즈니스를 누가 더 많이 창출했느냐 그 환경을 누가 더 많이 제공을 했느냐의 문제인데, 이거는 단순하게 기술이라든지 어떤 개별 기업의 능력뿐만이 아니고 노동 정책이라든지 아니면 재정이 어떤 식으로 시장의 반응에 대응한다든지 이런 것들과의 차이로 다양하게 설명이 되고 있습니다.

Q. 경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 생산성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은데, 최근에 AI를 비롯한 기술 혁신 때문에 결국에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점점 줄어들까요? 그런 디스토피아가 좀 더 현실화하는 게 아닌가요?

생산성이라는 게 공식에 있는 거거든요. 분모는 노동자의 수, 분자는 아웃풋이에요. 노동자-피고용인의 수로 그 회사가 만들어낸 전체 산출을 나누는 거거든요.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식은 분모를 줄이는 겁니다. 얼마 전에 페이스북이 갑자기 주가가 올랐는데 그 대표적인 이유가 구조조정을 너무 잘해서 많은 사람들을 한순간에 해고를 한 그 실적 때문에, '야 너네 생산성이 높아지겠구나'라 판단해서 주가가 확 올랐거든요. 갑자기 혁신적인 기술을 가지고 정해진 노동자 수 대비 산출을 높이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하지만 개별 기업의 노동자 수가 많으냐 적으냐 이거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나라의 전체 총 고용 수가 높냐 낮냐를 먼저 보셔야 돼요. 혁신 기업이라든지 어떤 세계적인 기업들이 점점 적은 수의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그 나라 전체의 총 고용 수준이 되게 늘어날 가능성도 되게 높거든요. 이것이 꼭 기술이 좋아지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직업이라든지 일자리 수를 줄이는 게 아닙니다. 보통 '기술이 일자리 수를 줄인다' 내지는 좀 더 직접적으로 얘기하면, '기계가 인간을 대신한다'라는 아이디어는 컴퓨터가 있기 훨씬 전부터 나왔던 얘기예요.

이원재 교양이를 부탁해

대한민국은 어떻게 IMF 위기를 극복했을까?

Q. 그렇다면 그 기술 혁신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은 뭐가 있을까요?

우리가 경제 성장을 견실히 지금까지 잘해왔는데 미래는 어떻게 설계해야 될 것이냐에 대해 재고해봐야 해요. 여기에 덧붙여서 생산성 향상을 어디가 더 많이 했느냐, 수출하는 기업들은 자기 제품에 대한 평가를 많이 받아야 돼요. 부정적인 피드백에 항상 노출이 돼 있다는 겁니다. 이것만큼 생산성을 높이려는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조건이 없다는 거예요. 근데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계시는 분들은 보통 이런 교역이라든지 수출의 조건을 굉장히 극대화해 놓은 소위 신자유주의에 대한 아주 이념적인 비난과 비판들을 합니다.

근데 확실히 말씀드리는 건데 IMF 이후에 한국이 그렇게 빨리 회복할 수 있었던 것, 그다음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저희가 체질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클린턴 행정부가 중국으로 하여금 WTO에 가입하게 만든 것, 그리고 저희가 거기에 공격적으로 시장을 개척했고 그걸 통해서 올라갔던 거죠. WTO 체제 때문에 그런 겁니다.

그러니까 생산성을 높이는 조건이 무엇이냐, 사실은 기술보다 교역과 세계화가 어떻게 생산성을 높이느냐. 타일러 코앤이라는 경제학자가 왜 자원이 많은 나라들보다 자원이 없는 나라들이 훨씬 더 많은 경제 성장을 했느냐는 질문을 던져요. 근데 거기에 생각했던 케이스가 일본, 한국, 동아시아 국가들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과 일본, 특히 수출할 수밖에 없었던 조건에 있는 나라들은 그것 때문에 생산성 향상을 이루었다는 것이죠.

이원재 교양이를 부탁해

대한민국 '장기 저성장' 예측을 믿을 수 있을까?

미래는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열려 있고 훨씬 많은 가능성이 있습니다. 'GDP가 떨어져서 큰일 났어!' 이렇게 결론 내리지 말라는 겁니다. 사람의 예측대로 되지 않아요. 군나르 뮈르달이라는 경제학자라고, 1964년도에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공개 서한을 보냈습니다. "지금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다." 1964년에 미국에서 당시에 많은 공장이라든지 작업장에서의 혁신이 있었겠죠. 근데 미국의 고용 상황 자체는 군나르 뮈르달이 예상한 것과 반대로 전개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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