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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알리·테무 '2천 원 귀고리' "발암물질 덩어리"

<앵커>

친절한 경제 이번 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알리나 테무 같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소식 요즘 계속 전해 드리게 되는데 이게 소비자들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 많았죠. 이번에도 그런 거네요.

<기자>

지금 보고 계신 장신구들 모두 알리와 테무에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선택해서 들어온 제품들인데요.

싸기는 정말 쌉니다. 이 제품들 모두 배송료까지 포함해서 600원에서 4천 원 사이였습니다.

평균 2천 원, 언뜻 보면 이 정도 가격이면 그냥 일단 주문하고 맘에 안 들면 안 하면 되지 이 정도에 가볍게 사보려는 마음이 들만 합니다.

이 정도의 초저가 상품이 많다는 게 중국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서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알리와 테무가 이제 국내에서 쿠팡을 제외하고는 이용자가 가장 많은 플랫폼들로 급부상한 요인 중에 하나인데요.

인천세관이 알리와 테무에서 팔고 있는 금속 장신구 중에 우리나라에 많이 들어오고 있는 제품들을 골라서 404점의 성분을 분석해 봤습니다.

이 제품들이 분석대상 중의 일부분입니다.

테무로 수입된 이 금색 발찌는 전체성분 중에 납 이 17%나 되는 걸로 나왔습니다.

우리나라는 납 함량이 0.06%만 넘어도 사용을 금지하는데 우리 기준치의 280배가 넘는 납 성분이 이 발찌에 들어있다는 겁니다.

납과 마찬가지로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물질 카드뮴은 더 했습니다.

알리에서 팔린 이 반지들은 그냥 카드뮴 덩어리였습니다.

전체 성분 중에 카드뮴이 70%입니다.

우리 기준치의 700배, 300~400배가 훌쩍 넘는 제품들이 잇따라 나왔습니다.

<앵커>

발암물질이 나온 물건이 전체 중에서 얼마나 많았던 건가요?

<기자>

알리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에서 이번에 조사한 180개 중에서는 48개, 또 테무 224개 중에서 48개에서 다량의 유해물질이 나왔습니다.

전체 24%, 4개 중 1개 꼴입니다.

[문상호/인천세관 심사국 과장 : (납·카드뮴이) 저가이고 가공성이 좋거든요. 납은 녹는 점이 아주 낮고요. 비싼 재료를 쓰면 돈이 많이 드니까 대체재로 카드뮴과 납을 쓰면 가공비도 덜 들겠죠. 납 같은 경우는 지금까지 엄격하게 관리해 왔는데, (납·카드뮴이) 엄청나게 많이 나오는 걸 보고 사실 조금 충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정도의 초저가로 제조하고 유통시키려면 아무래도 무리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요.

실제로 알리와 테무의 초저가 장신구 중에 인체에 유해한 제품이 한두 개가 아니라 흔한 수준이었다는 겁니다.

싸게 사서 즐겨 이용해도 문제고요.

그냥 집에 두거나 버린다고 해도 그 보관이나 처리 과정에서 나 자신한테나 주변에 해를 끼칠 수 있었다는 거죠.

싸니까 샀다가 안 쓰면 그만이라고 하기에는 생각지 못했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국내 온라인몰에서도 기술표준원 같은 관계 당국이 암행 검사를 했을 때 여전히 문제가 있는 제품들이 종종 발견되지만요.

이 정도로 대담하게 유해물질 함량이 높은 제품이 흔하게 나오지는 않고요.

국내 온라인몰은 상세정보 페이지를 통해서 내가 살펴보고 있는 제품이 성분은 뭐가 들어가 있는지, KC 인증은 받았는지 정보가 좀 더 자세하게 제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은 판매자들과 꼼꼼하게 따져서 비교하는 게 가능하죠.

그런데 알리와 테무 같은 경우는 이미 써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리뷰 정도 외에는 대체로 상품 관련 정보가 구체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고요.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도 아직은 쉽지 않습니다.

<앵커>

일단 지금 보신 제품들은 판매하지 말아달라 이런 요청이 이뤄지는 거죠?

<기자>

일단 요청은 하기로 했고요.

인천세관 홈페이지에서 이번에 유해물질 덩어리로 확인된 제품들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혹시 내가 산 거랑 겹치지 않나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제 알리나 테무 같은 해외 플랫폼도 우리나라에서 영업하면서 일정 이상 규모가 되면 우리나라에 소비자 피해나 분쟁 해결을 담당할 대리인을 의무적으로 두게 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는 있습니다.

인천세관은 알리와 테무를 통해서 판매되는 어린이 제품에 대해서도 200여 가지 정도 조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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