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KB 박지수, 통산 4번째 정규리그 MVP…사상 첫 8관왕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의 '대들보' 박지수가 2023-2024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습니다.

박지수는 오늘(4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110표를 모두 얻어 '만장일치'로 최고 선수로 우뚝 섰습니다.

박지수로서는 통산 네 번째 정규리그 MVP 수상입니다.

박지수는 2018-2019·2020-2021·2021-2022시즌에도 이 상을 탔습니다.

박지수보다 많은 정규리그 MVP를 거머쥔 선수는 정선민(은퇴·7회), 박혜진(우리은행·5회)뿐입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29경기에서 박지수는 20.3점(1위)을 넣고 15.2리바운드(1위) 5.4어시스트(3위)를 기록했습니다.

블록슛도 1.8개로 1위를 차지했고, 개인 기록을 수치로 환산한 공헌도 부문에서는 1,283.9점으로 역시 1위에 올랐습니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 공황 장애 등의 이유로 정규리그 30경기 가운데 9경기에만 나왔고, KB는 10승 20패로 플레이오프에도 나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박지수가 건강하게 돌아온 올 시즌, KB는 27승 3패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습니다.

박지수는 MVP 외에 윤덕주상(최고 공헌도), 우수 수비선수상, 베스트 5, 득점상, 2점 야투상, 리바운드상, 블록상까지 8관왕을 달성했습니다.

여자프로농구에서 8관왕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MVP 상금 500만 원과 윤덕주상 300만 원, 우수 수비선수상, 베스트 5와 통계 부문 4관왕 상금을 더해 총상금 1,400만 원을 받았습니다.

MVP를 받은 박지수는 "8관왕은 역사적으로 못했던 일이라 받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나만 받는 것 같이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또, 시상식 도중 눈물을 보인 박지수는 "'항상 버텨야 한다'는 말이 힘들기도 했던 순간이 있었다. 어쨌든 잘 이겨내서 이 자리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내 자신에게 한 번 더 이겨내라는 말은 못 하겠다. 고생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시즌 베스트 5에는 박지수 외 허예은(KB), 박지현, 김단비(이상 우리은행), 김소니아(신한은행)가 선정됐습니다.

지도상은 KB를 정규리그 1위로 이끈 김완수 감독, 신인상은 키아나 스미스(삼성생명)가 각각 받았습니다.

기자단 투표 110표 가운데 107표를 챙긴 스미스는 정규리그 21경기에서 9.0점 2.6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여자프로농구(WNBA)를 경험한 스미스는 지난 시즌 처음 WKBL 무대를 밟았으나 부상 탓에 17경기 출전에 그쳤습니다.

WKBL는 정규리그 일정의 ⅔이상을 소화하면 1년 차뿐 아니라 2년 차 선수들에게도 신인선수상을 받을 자격을 줍니다.

스미스는 식스우먼상에도 뽑혀 3관왕에 올랐습니다.

시상식에 불참한 스미스는 미리 준비한 영상을 통해 감독, 동료, 지원 스태프에 대한 감사를 전했습니다.

심판들의 투표로 정하는 모범 선수상은 인천 신한은행의 주장 이경은, 기량발전상은 이해란(삼성생명)에게 돌아갔습니다.

지난해 11월 개막한 여자프로농구 2023-2024시즌은 지난달 말 아산 우리은행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위성우 감독이 지휘한 우리은행은 챔프전에서 치열한 승부 끝에 정규리그 MVP 박지수가 이끈 KB를 3승 1패로 물리치고 정상에 섰습니다.

올 시즌 시상식은 역대 최초로 팬들과 함께했습니다.

WKBL 통합 애플리케이션에서 경기 입장권을 구매한 이들 중 구매 횟수와 금액을 기준으로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준 30여 명이 초대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