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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노 갈등으로 대응하는 게 좋다"…기사 '댓글 작성'도 요구

[단독] "노노 갈등으로 대응하는 게 좋다"…기사 '댓글 작성'도 요구
파리바게뜨 노조 와해 의혹을 받고 있는 SPC 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노노갈등 대응' 전략을 세우고, 사측에 우호적인 노조에는 기사 '댓글 작성'도 요구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SBS가 입수한 황재복 SPC 대표의 공소장을 보면, 황 대표와 백모 전무 등은 지난 2021년 자회사 노동조합인 민주노총 파리바게뜨 지회가 회사를 상대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라"며 압박하자 이 같은 전략을 사측에 우호적인 한국노총 소속 노조와 함께 실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검찰은 2021년 4월 백 전무가 황 대표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사측에서 언론에 직접 대응하기보다 한국노총 소속 노조위원장을 활용하겠다'는 대응 방침을 보고한 걸로 파악했습니다.

황 대표의 승인을 받은 백 전무는 한국노총 쪽 전모 노조위원장에게 연락해 '언론에 자신이 준비한 입장문과 인터뷰 멘트를 줄 테니 스터디해서 합의가 이뤄졌다'는 취지로 인터뷰를 할 것을 종용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이 입장문은 다음날 한 언론 매체에 보도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백 전무는 전 위원장이 하지 않은 인터뷰도 허위로 작성해 한 언론 매체에 보내기도 했고, 이는 인터뷰 기사 형식으로 출고됐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또 2021년 6월 한 언론보도를 통해 SPC그룹의 '노조원 탈퇴 의혹'이 불거지자 백 전무는 7월 21일 또다시 황 대표에게 '이 사건을 노노 갈등 앵글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보고했고 황 대표는 이를 승인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이후 백 전무는 전 위원장에게 자신이 카톡으로 보낸 내용을 바탕으로 한 방송사 기자와 인터뷰할 것을 종용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해당 방송사 기사에는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는데 자기 조합원 수가 줄었다고 남 탓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이 한국노총 소속 노조의 입장인 것처럼 실렸습니다.

SPC 그룹은 야당 측에서 노조와의 '사회적 합의 이행' 관련 검증이 들어왔을 때도, 사측이 아니라 마치 한국노총 쪽 노조 때문에 합의 이행을 못 하는 것처럼 꾸며 낸 걸로 드러났습니다.

황 대표는 2022년 7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로부터 합의 이행 여부에 대한 자료 제출 등을 요구받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전 위원장을 통해 대응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마치 한국노총 쪽 노조에서 합의를 반대해 이행하지 못하는 것처럼 허위로 노조의 입장문도 만들어 전달했단 겁니다.

이 과정에서 SPC 대외협력본부장은 전 위원장에게 "회사에 좋은 기사가 나오면 옹호 댓글을, 회사를 폄하하는 글에는 비판 댓글을 달아 달라"고도 요청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이와 같은 부당노동행위를 허영인 SPC 그룹 회장이 보고받고 지시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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