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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PC, '민주노총 없는 클린 사업장' 목표 설정…"같이 갈 수 없다"

[단독] SPC, '민주노총 없는 클린 사업장' 목표 설정…"같이 갈 수 없다"
검찰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황재복 SPC 대표의 공소장에 SPC그룹이 자회사에 민주노총 조합원이 없는 '클린 사업장'이란 목표를 설정하고 체계적으로 노조 와해 관련 지시를 주고받은 정황을 적시했습니다.

오늘(4일) SBS가 입수한 A4용지 41쪽 분량의 공소장을 보면, 황 대표는 2019년 7월 자회사 PB파트너즈의 민주노총 산하 파리바게뜨 지회 근로자 대표로 임종린 지회장이 선출되자 그의 근로자 대표 지위를 박탈시키려 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황 대표 등이 2021년 1~2월 SPC 그룹에 비판적인 활동을 이어간 파리바게뜨지회의 입지를 약화하고, 대신 한국노총 산하의 대항 노조를 키우는 지시를 본격화한 것으로 봤습니다.

공소장에는 2018년 사측과 맺은 약정인 '사회적 합의'가 3년째 이행되지 않았다며 이 무렵 민주노총 파리바게뜨 지회가 서울 용산구 허영인 SPC 회장 자택 주변 등에서 집회를 열자 황 대표의 지시가 내려진 점도 담겼습니다.

황 대표가 2021년 2월 자회사의 노무관리 업무를 총괄한 정 모 전무에게 "더 이상 파리바게뜨 지회와 같이 갈 수 없다"며 노조 탈퇴 종용 작업을 지시했고, 다른 임원들에게도 탈퇴 종용 작업을 도우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정 모 전무는 각 지역 사업부장에 민주노총 조합원이 없는 '클린 사업장'을 만들자는 목표를 설정해줬고, 소속 기사들을 상대로 한 본격적인 노조 탈퇴 종용 작업이 시작됐다는 게 검찰 조사 결과입니다.

검찰은 또 황 대표가 사업부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정 전무의 지시를 잘 따르라"고 말하는 등 탈퇴 작업을 직접 독려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8개 사업부장들은 제빵기사들에게 "오래 다니려면 한노(한국노총)가 진급이 빠르다"는 등 민주노총 노조를 탈퇴하면 인사상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처럼 회유성 발언을 했고, 노조 와해 지시가 단계적으로 실행되었다는 게 검찰 판단입니다.

검찰은 황 대표 기소에 이어 허영인 SPC 그룹 회장에 대해서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해 오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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