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몇 년 전부터 '야구수다'를 비롯한 많은 매체를 통해 이정후가 대단히 보기 드문, 아마도 우리 인생에서 다시 보기 어려울 유형의 선수라고 소개했다. 당시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1. 이정후는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콘택트 히터로 보인다. 그리고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은 아마도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상위급일 가능성이 높다.
2. 그렇다고 이정후가 오직 콘택트에만 집중하는 건 아니다. 이정후는 빅리그에서도 준수한 장타력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오늘은 위의 첫 번째 가설을 다루어본다.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상위급'이라고 쓰면서, 필자는 '빅리그 상위 5%' 정도를 추정했던 것 같다. 즉, 삼진 비율과 헛스윙 비율이 '가장 낮은 5%' 정도일 거라고 짐작했다. 리그의 수준 차이를 비롯해 수많은 난제들을 풀고 적응해야 하는 루키 이정후에게,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다.
필자의 짐작은 틀렸다.
이정후는 첫 12경기를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삼진을 안 당하고 콘택트를 잘하는 '상위 1%' 혹은 '현역 최고 수준'의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1. 이정후는 '존 안의 공'에 헛스윙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정후는 오늘(12일)까지 메이저리그 12경기 54타석에서 199개의 공을 지켜봤다. MLB 공식 측정 데이터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 중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온 공은 111개. 이정후는 이 중 52번 방망이를 내 타격을 시도했다. 이 중 헛스윙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이정후의 'Z-Contact %'는 100%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197명 가운데 'Z Contact' 100%인 타자는? 이정후 한 명뿐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