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리포트] "5·18 당시 광범위한 성폭행"…16건 '진상규명' 결정

지난해 5월 김수연 씨는 KBC와의 인터뷰에서 1980년 광주에서 받은 상처를 고백했습니다.

[김수연(가명)/5·18 성폭력 피해자 : (계엄군 세 사람 중) 두 사람은 계급이 있고, 한 사람은 계급이 없었는데 그렇게 기억을 해요, 내 가. 그중 한 사람이 도저히 못 하겠다고 해서 내가, 그래서 이렇게 체형을 봤어, 체형을.]

김수연 씨 사건을 비롯해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발생한 성폭력 사건 16건에 대해 5·18조사위원회가 진상규명을 결정했습니다.

법적 권한을 가진 국가기관이 1980년 5월 광주에서 광범위한 성폭력이 있었음을 처음 인정한 겁니다.

[윤경회/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팀장 : 유산이 된다거나 자상이나 구타로 인해 아니면 성기에 상해를 입고 자궁을 적출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그러한 것들을 5·18 성폭력의 피해 유형으로 포함시키는 성과가 있습니다.]

임산부나 여고생에 대해서도 계엄군은 서슴없이 성폭행했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 같은 범행은 도심 금남로나 터미널에서도, 외곽 야산에서도 일어났습니다.

한 피해 여성은 성폭행 후 구타로 1년 7개월간 코마 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났고, 다른 이는 트라우마에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한 피해자는 44년 만에 국가기관으로부터 피해 사실을 인정받아 마음이 후련하다고 소회를 말했습니다.

[김수연(가명)/5·18성폭력 피해자 : 그렇게 마음이 후련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눈물도 안 나왔어요. 연락받을 때 엄청 울 줄 알았거든요. 내가.]

80년 성폭행 사건을 국가기관이 공식 확인하면서 베일에 싸였던 5·18의 진상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습니다.

(취재 : 임경섭 kbc, 영상취재 : 김영휘 k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