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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25만 건 삭제했지만…"어딘가 존재할 수도"

<앵커>

다른 사람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고 퍼뜨리는 디지털 성범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공식 삭제된 피해 영상만 25만 건에 달하지만, 문제는 이게 완전히 삭제됐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소형 카메라를 구입해 운전석 밑에 설치한 뒤 치마 속 사진을 찍어 유포했습니다.

불법 촬영을 한 운전강사는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피해자 A 씨는 3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불안합니다.

아직 찾지 못한 촬영물이 어딘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A 씨/불법 촬영 피해자 : 밝혀내지 못하고 이런 것들, 사실은 좀 그냥 계속 불안한 상태죠. 민사소송도 그냥 진행 안 하고 있어요. 오히려 저만 힘들어질 것 같아서.]

불법 촬영뿐 아니라 유포, 합성, 시청을 모두 포함하는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성인사이트, SNS 등에서 삭제한 피해영상물만 24만 5천여 건에 달합니다.

전년 대비 15% 늘었습니다.

삭제나 법률 지원 등을 받은 피해자 절반이 20대였는데, 10대도 4명 중 1명꼴로 많았습니다.

피해자 4명 중 1명은 남성인데, 채팅 중 촬영한 영상을 빌미로 금품을 요구하는 '몸캠 피싱' 사례가 많았습니다.

가해자는 채팅 등을 통해 만난 일시적 관계거나, 아예 신원이 특정되지 않거나 일면식도 없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디지털 영상물은 복제가 쉬운 속성 때문에 한번 유포되는 순간 완전한 삭제가 어렵습니다.

[강명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팀장 : 국내법 적용이 되지 않는 해외 사이트로 범행을 이주했다. 이 촬영물을 통제할 수 없다는 그 무력감이 피해자분들을 굉장히 힘들게 하는 그런 요소가 아닌가.]

전문가들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불법 촬영용 기기 판매부터 엄격히 단속하고, 적발한 가해자에게는 실효성 있는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박진훈, 디자인 : 홍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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