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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국왕, 본격 부패 척결 예고…"허니문 기간 끝났다"

말레이시아 이브라힘 알마훔 이스칸다르 국왕이 부패 척결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2일 현지 매체 더스타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브라힘 국왕은 전날 왕궁에서 아잠 바키 부패방지위원회(MACC) 위원장에게 꿀을 선물하며 "허니문은 끝났다. 이제 벌을 잡으러 가라"고 말했습니다.

취임 초기 정치적 밀월을 뜻하는 '허니문' 기간이 다했으며, 벌에 비유한 부패 사범을 이제부터 대대적으로 단속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브라힘 국왕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를 소개하며 "통치 기간 비리와 싸움이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호주 술탄(최고통치자) 출신인 이브라힘 국왕은 지난 1월 31일 말레이시아 제17대 국왕으로 즉위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9개 주 최고통치자가 돌아가면서 5년 임기 국왕직 '양 디-페르투안 아공'을 맡습니다.

국왕은 국가 통합의 상징적 존재지만, 최근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면서 역할이 확대돼왔습니다.

국왕은 총리의 의회 해산 요구를 거부할 수 있고, 단독 과반 의석 확보 정당이 없을 경우 다수 의원의 신임을 받는 사람을 총리로 지명할 권한을 가집니다.

말레이시아 최고 갑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브라힘 국왕은 과거부터 정치 문제 등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개진해 왔습니다.

그는 취임 2개월이 지나면 자신의 방식으로 본격적인 통치에 나서겠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취임에 앞서 부패 척결 계획을 밝히고 부패방지위원회(MACC)에는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라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도 전날 부패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이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최근 적발된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세관 직원들의 부패 행위로 인한 국고 손실이 20억 링깃(약 5천700억 원)에 달한다고 말했습니다.

부패방지위원회(MACC)는 지난주 뇌물을 제공받고 수년간 담배, 주류 등의 밀수를 도운 혐의로 세관 직원 34명을 체포했습니다.

또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전 총리와 그의 아들, 측근 등의 부패 혐의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 기록을 가진 마하티르 전 총리는 지난 2022년 총선에서 낙선했으나 현 정권을 비판하며 정치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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