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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수성한 야권 시장 "새 시대" 선언…에르도안 대항마 돌풍

이스탄불 수성한 야권 시장 "새 시대" 선언…에르도안 대항마 돌풍
▲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

튀르키예 지방선거에서 최대 격전지였던 이스탄불에서 야당 소속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차기 대선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 맞설 대항마로 올라섰습니다.

AFP, 로이터 통신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52) 현 시장이 개표 90% 현재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사실상 승리를 확정 지었습니다.

이마모을루는, 정치신인이던 지난 2019년 첫 선거에서 집권당 2인자를 상대로 대승을 거둔 데 이어 재선 성공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게 됐습니다.

인구 1천600만 명인 이스탄불은 튀르키예 수도인 앙카라보다 비중이 큰 정치 1번지이자 최대 경제 중심지입니다.

사업가 출신인 이마모을루 시장은 중도 성향으로 실용주의 노선을 앞세우며 표심을 끌어모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유세 기간 "이것은 시장 선거 그 이상"이라며 "민주주의는 부활할 것이고, 법과 정의는 회복될 것"이라며 에르도안 대통령을 저격했습니다.

이마모을루의 2연승은 특히 '21세기 술탄'으로 불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맞설 만한 인물을 찾던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는 분위기입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살인적 인플레이션에 대지진 피해로 여론이 악화하던 지난해 대선에서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개표 막바지 승리가 확실시되는 시점에서 이스탄불 광장에 모인 수만 명의 지지자 앞에 나와 "이번 선거 이후 유권자들이 상대편과 현 정부, 그리고 대통령에게 보낸 뜻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면서 향후 대선 행보와 관련해 여지를 남겼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면서 수차례 발목을 잡히기도 했습니다.

이마모을루는 지난 2019년 6월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집권당의 이의 제기로 선거 결과가 무효 처리됐습니다.

그러다 얼마 뒤 치러진 재선거에서는 더 큰 표차로 집권당 후보를 따돌리고 승리했습니다.

다만 이마모을루는 자신의 당선을 무효라고 결정한 사람들을 '바보'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공무원 모욕죄로 기소돼 지난 2022년 1심 판결에서 2년 7개월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만약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이마모을루 시장은 정치 활동이 금지돼 대선 출마에도 제동이 걸리게 됩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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