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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상환에도 30년 지기 괴롭힌 60대 집유…5천8백여 건 '문자 폭탄'

빚 상환에도 30년 지기 괴롭힌 60대 집유…5천8백여 건 '문자 폭탄'
자신에게 돈을 빌렸다가 되갚은 30년 지기를 끔찍한 방법으로 장기간 괴롭힌 60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A 씨는 2014년 지인인 B 씨에게 2억5천만 원을 빌려준 뒤, 이를 갚으라며 10년 가까이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2018년 7월에는 B 씨를 찾아가 휴대전화와 자동차 열쇠를 빼앗고는 "당장 돈을 안 갚으면 못 나간다"면서 건물에 감금했습니다.

이후 A 씨가 잠든 사이에 B 씨가 도망가자, B 씨를 뒤쫓아가 뺨을 여러 번 때리는 등 폭행했습니다.

A 씨는 2022년 3월 채무 전액을 변제받고 나서도 '돈을 더 달라'면서 B 씨에게 지속해서 연락하는 등 괴롭혔습니다.

A 씨가 2022∼2023년 B 씨에게 문자·음성·SNS를 통해 보낸 메시지는 모두 5천875건에 달했습니다.

그가 보낸 메시지에는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스럽고 공포스러운 협박성 문구가 담겼습니다.

집에 불을 지르겠다는 문자는 예사이고, 딸과 사위·손주 등 가족을 잔인하게 살해하겠다는 끔찍한 내용의 메시지를 여러 차례 B 씨에게 보냈습니다.

심지어 몰래 촬영한 B 씨의 신체 특정 부위를 사진으로 전송해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줬습니다.

전주지법은 감금 및 재물손괴, 폭행, 협박,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68) 씨에게 징역 2년 3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스토킹 범죄 재범 예방 강의 수강도 명했습니다.

A 씨는 2023년 법원으로부터 '피해자의 주거지 100m 이내에 접근하지 말 것', '피해자에게 휴대전화 문자·음성을 보내지 말 것' 등의 잠정조치 결정을 받은 이후에도 협박을 지속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는 법정에서 "오래 알고 지낸 B 씨에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줬는데도 돈을 갚지 않아서 그랬다"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그러나 정 판사는 "피고인은 상식을 벗어난 수준으로 피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딸과 사위·손주 등에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을 했고, 그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집요하게 범행했기에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꾸짖었습니다.

정 판사는 "피고인이 보낸 메시지는 상스러운 욕설뿐만 아니라 음란하고 난잡한 단어가 대부분이어서 범행 횟수와 기간에 비춰볼 때 피해자는 크나큰 정신적 고통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질환을 앓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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