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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포커스] '남조선'이 '괴뢰한국'으로 바뀐 이유는

<앵커>

북한이 최근 들어 우리를 '괴뢰한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게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인지, 안정식 북한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4일 20살 이하 여자축구 아시안컵 남북경기 결과를 보도하면서, 남한을 괴뢰한국으로 지칭했습니다.
북한 괴뢰한국 보도

[조선중앙TV (지난 14일) : 우리나라팀이 괴뢰한국팀을 3대 0으로 타승하고 결승경기에 진출한 소식을 싣고….]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지난 22일, 북한이 남한을 괴뢰한국으로 부르도록 교육하는 정치강연자료를 청년동맹 등 하부에 내려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에도 지난달부터 괴뢰한국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볼 때, 남한을 괴뢰한국으로 부르도록 하는 방침이 전반적으로 하달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보통 남한을 남조선으로 불러왔는데, 남한에 대한 호칭 변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중반부터입니다.

먼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가 등장했습니다.

[강순남/북한 국방상 (지난해 7월) : 미국이 대한민국 졸개들과 함께 핵협의그루빠(그룹)라는 핵전쟁기구를 가동시키고….]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쓰긴 했지만 존중의 의미라기보다는 투 코리아, 즉 북한이 2국가 체제를 지향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됐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지난해 중반부터 남한을 괴뢰로 지칭하는 경우가 늘었고, 급기야는 스포츠 경기에서 남한의 국가명칭을 괴뢰로까지 표기했습니다.

[조선중앙TV (지난해 10월) : 우리나라팀이 괴뢰팀을 4대 1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타승한 가운데 끝났습니다.]

괴뢰는 남한이 미국의 꼭두각시라는 뜻으로 북한 주도로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2국가 체제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용어와 북한 주도의 통일을 지향하는 괴뢰라는 표현은 상충되는 측면이 있는데,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김정은

[김정은/북한 노동당 총비서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 : 북남관계는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었습니다.]

남과 북은 별개의 두 국가지만 전쟁 중에 있는 만큼 한쪽이 다른 쪽을 싸워 이겨야 하는 관계라는 것입니다.

최근의 괴뢰한국 언급도 이 같은 맥락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괴뢰라는 용어는 북한 주도로 남한을 통일해야 한다는 뜻을 한국이라는 용어는 남북이 별개의 국가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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