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자막뉴스] "모두 저쪽으로!"…절체절명 순간서 100명 구한 이민자 소년

모스크바 테러 현장에서 100명 이상을 구한 이민자 소년이 러시아에서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15살 소년 이슬람 할릴로프는 키르기스스탄에서 러시아로 이주한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자 2세로,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한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22일 테러가 일어났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의 외투 보관소에서 평소대로 알바를 하던 중 큰 폭음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으로 뛰는 모습이 보이자 할릴로프는 사전에 교육받은 대로 침착하게 관객들을 대피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막다른 화장실 쪽으로 우르르 몰려가자 반대편에 있는 안전한 건물로 대피하도록 했고, 테러범들이 아직 점령하지 않은 비상구 문을 열어 사람들이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왔습니다.

당시 할릴로프가 휴대폰으로 찍은 영상을 보면 "저쪽으로, 모두 저쪽으로 가세요"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는 이 영상을 부모님에게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찍었다고 했습니다.

할릴로프는 테러범 중 한 명을 목격해 너무 무서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나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사람들 뒤로 가서 아무도 남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마지막에 탈출했다"고 인터뷰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내가 충격에 빠져 가만히 있으면 나와 수백 명이 목숨을 잃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영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할릴로프가 평소 러시아 프로축구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유소년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 구단은 홈경기장에 할릴로프를 초청해 1군 선수들을 만나게 해주고 시즌티켓과 유니폼을 선물했습니다.

러시아 무슬림 지도자인 무프티 셰이크 라빌 가누트딘은 할릴로프에게 최고 무슬림상을 수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김수영,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