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직장 내 괴롭힘 강의를 하기 위해 회사를 방문하여 임원들에게 인사를 하다 보면, 꼭 얼굴 좋은 임원 한 명이 이렇게 말을 할 때가 있다.
"우리 회사는 괴롭힘 이런 거 없어~ 요즘 세상에 무서워서 누가 그러나? 사람들이 다 순하고 착해서 그런 일 없어요. 법이 하라니까 강의받은 거죠."
그러면 나는 재빨리 주변 사람들의 표정을 살핀다. 대부분 별다른 표정이 없다. 그러나 가끔 누군가 미간을 찌푸리면, 나는 생각한다. '오늘은 이 임원을 집중적으로 쳐다보면서 강의해야지.'
'직장 내 괴롭힘' 문제제기 적은 회사는 건강한 회사일까?
평온한 A 공공기관은 공공부문 갑질 근절 종합대책이 세워진 2018년 7월 이후 갑질(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가 1건뿐이다. A 공공기관은 직장 생활하기 좋은, 갑질이 적은 공공기관이라고 자화자찬하였다.
놀랍게도, 익명 설문조사를 실시하자 180도 다른 실체가 드러났다. "최근 1년 동안 괴롭힘 경험이 있다"는 설문에 36.6%가 답을 하였고, "괴롭힘이 심각하다"고 답변한 비율이 56.4%(매우 심각 10.6%, 심각한 편 45.7%)에 달하였다.
"서류 던지거나 볼펜을 던지는 행위, 소리 지르는 행위가 일상입니다", "대놓고 커피 심부름을 의무인 양 강요하듯이 시키고, 커피도 원두를 일일이 직접 분쇄하여 필터에 걸러서 내려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주관식 답변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고통을 다수 호소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왜 지금까지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없을까? "직장 내 괴롭힘을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답변한 비율이 81.9%에 달한다는 데 답이 있다.
대전시 새내기 9급 공무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2021년 9월 26일 숨졌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사건의 원인을 '조직 내 세대 차이'를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진단하였고, 이와 같은 진단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2020년 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대전시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단 1건에 불과했다(서울 59건).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