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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또 '북일 정상회담' 군불 땐 김여정…또 "납치 문제 거론 말라"

"기시다 일본 수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전해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40일 만에 북일 정상회담과 관련한 2차 담화를 발표했는데요, 일견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더 들여다보면 성사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핵개발이나 일본인 납치 문제를 회담 테이블에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데요, 납북자 문제 해결이라는 기시다 일본 총리의 대화 목적과는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그런 점을 잘 아는 '백두혈통'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 내며 군불 때는 이유는 뭘까요?

 

김여정 "기시다, 김정은 만날 의향 전해와"

김여정 북한 노동장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에 담화를 공개했는데요, 일본 측이 정상회담 의사를 재차 전해왔다고 전하며 '정치적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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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은 "최근에도 기시다 수상은 또 다른 경로를 통해 가능한 빠른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우리에게 전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김 부부장은 "일전에도 말했듯이 조일(북일)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가는 데서 중요한 것은 일본의 실제적인 정치적 결단"이라며 "단순히 수뇌회담에 나서려는 마음가짐만으로는 불신과 오해로 가득찬 두 나라 관계를 풀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호의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로 읽히지만, 뒤에 부정적인 내용이 이어집니다. "더 이상 해결할 것도, 알 재간도 없는 납치 문제에 의연 골몰한다면 수상의 구상이 인기 끌기에 불과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북일 정상회담 전제 조건으로 일본 측이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면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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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지금처럼 우리의 주권적 권리 행사에 간섭하려 들고 더 이상 해결할 것도, 알 재간도 없는 납치 문제에 의연 골몰한다면 수상의 구상이 인기 끌기에 불과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1970∼1980년대 요코타 메구미(1977년 실종당시 13세) 등 자국민 17명이 북한으로 납치돼 12명이 북한에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12명 중 메구미를 포함해 8명이 사망했고, 4명은 아예 오지 않았다며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다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김 부부장은 주권적 권리 침해가 있어서도 안 된다고 했는데요, "(일본이 북한을) 한사코 적대시하며 주권적 권리를 침해할 때에는 우리의 적으로 간주되어 과녁에 들어오게 돼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주권적 권리'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지 말고, 핵무기 개발도 건드리지 말아야 북일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그동안의 입장을 재확인한 셈입니다. 

"자기가 원한다고 하여, 결심을 하였다고 하여 우리 국가의 지도부를 만날 수 있고 또 만나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수상은 알아야 한다"고도 했는데요, 북한의 회담 조건을 일본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만큼 북일 정상회담이 실제로 성사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특히 '정치적 결단'을 강하게 촉구하는 것을 보면, 양측의 물밑 대화가 순조롭지 않아 기시다 총리를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기시다 "담화 모르지만, 정상회담 중요"

기시다 일본 총리는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김여정 부부장 담화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요, "지적하신 보도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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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총리는 이어 "이전에 말했듯이 일본과 북한 관계, 납치 문제 등 여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상회담이 중요하고, 총리 직할 수준에서 북한에 대해 여러 대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김여정 부부장 담화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면서도, 북일 정상회담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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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관방장관도 북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다양한 루트를 통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앞서 지난달 9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북일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작금의 북일 관계 현상에 비춰 봐 대담하게 현상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김여정 부부장이 6일 뒤 담화를 통해 반응을 내놨습니다. "(기시다)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호의적인 내용도 있지만, 이때도 오늘(25일)과 같은 조건을 달았습니다.

'정당방위권에 관여하지 말고 납치문제를 장애물로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게 김여정 부부장이 내건 북일 정상회담의 조건이었습니다. 
일본이 우리의 정당방위권에 대하여 부당하게 걸고 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이미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관계 전망의 장애물로만 놓지 않는다면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며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 2월 15일)
 

외교부 "일본과 긴밀히 협의"

우리 외교부는 김여정 부부장 담화에 대해 "일본 측과 긴밀히 소통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본 측과 북일 접촉을 포함해 북핵 및 북한 문제에 관련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고 각종 계기에 그런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과 공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일 정상회담을 위한 접촉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습니다. "우리 측이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 가정적인 상황에 대해 뭐라 (언급)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북일 정상회담이 두 나라 문제이기도 하고, 두 번에 걸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도 정상회담을 위한 진척이 별로 없다고 보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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