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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 근로자 '태아 산재' 첫 인정

<앵커>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던 근로자 자녀의 선천성 질환을 산업 재해로 인정하는 판단이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산재 신청 약 3년 만에 나온 결론입니다.

홍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1995년부터 약 9년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웨이퍼 작업을 했던 A 씨의 아이는 한쪽 콩팥이 없고 나머지 한쪽도 10%만 기능하는 상태로 태어났습니다.

[A 씨/태아산재 신청자 (지난해 10월 인터뷰) : 어렸을 때는 '엄마 나 왜 아프게 태어났어?' 이런 말도 처음에는 아무 말도 못 했죠.]

반도체 공정에서 일했던 다른 여성의 자녀도 대장에 장애를 갖고 태어났습니다.

[B 씨/태아산재 신청자 : 회사 그쪽 문제는 생각 안 하고 그냥 제 개인적으로 저나 신랑 때문에 그냥 저희 탓만 했던 거였죠.]

A 씨 등 3명은 3년 전 산업재해를 신청했습니다.

그사이 법이 개정돼 지난해 1월부터는 선천성 장애를 가진 자녀도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지난해 11월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업무 관련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이 결국 업무상 관련성을 인정했습니다.

과거 사업장 환경상 유해물질에 많이 노출됐을 것으로 보이고, 중대한 기형이 있을 경우 유산되는 경우가 많은데 반도체 업종 여성 근로자에서 유산의 증가가 확인되며, 사무직 전환 후 태어난 아이는 건강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B 씨/태아산재 신청자 : 너무 좋았죠. (남편이랑) '오래 걸렸다고' 근데 기분 좋다고 하죠 '잘 됐다고'.]

반도체 공장에서 태아산재가 인정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승규/노무사 (시민단체 반올림) : 다양한 산업에서 지금 생식독성 피해가 있다라는 게 확인이 됐거든요. 이번 판정 계기로 좀 더 경각심을 많이 갖고….]

태아산재 인정으로 자녀의 병원비와 장해급여, 취업을 위한 직업재활 급여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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