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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선천성 질환…반도체 공장 '태아 산재' 첫 인정

<앵커>

유해물질에 노출됐던 근로자의 자녀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경우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법이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됐는데요. 오늘(22일)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던 근로자 자녀의 선천성 질환이 처음으로 산업재해로 인정됐습니다.

홍영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95년부터 약 9년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웨이퍼 작업을 했던 A 씨의 아이는 한쪽 콩팥이 없고 나머지 한쪽도 10%만 기능하는 상태로 태어났습니다.

[A 씨/태아산재 신청자(지난해 10월 인터뷰) : 어렸을 때는 '엄마 나 왜 아프게 태어났어?' 이런 말도 처음에는 아무 말도 못 했죠.]

반도체 공정에서 일했던 다른 여성의 자녀도 대장에 장애를 갖고 태어났습니다.

[B 씨/태아산재 신청자 : 회사 그쪽 문제는 생각 안 하고 그냥 제 개인적으로 저나 신랑 때문에 그냥 저희 탓만 했던 거였죠.]

A 씨 등 3명은 3년 전 산업재해를 신청했습니다.

그사이 법이 개정돼 지난해 1월부터는 선천성 장애를 가진 자녀도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지난해 11월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업무 관련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오늘(22일) 근로복지공단이 결국 업무상 관련성을 인정했습니다.

과거 사업장 환경 상 유해물질에 많이 노출됐을 것으로 보이고, 중대한 기형이 있을 경우 유산되는 경우가 많은데 반도체 업종 여성 근로자에서 유산의 증가가 확인되며, 사무직 전환 후 태어난 아이는 건강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B 씨/태아산재 신청자 : 너무 좋았죠. (남편이랑) '오래 걸렸다고' 근데 기분 좋다고 하죠 '잘 됐다고'.]

반도체 공장에서 태아산재가 인정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승규/노무사(시민단체 반올림) : 다양한 산업에서 지금 생식독성 피해가 있다라는 게 확인이 됐거든요. 이번 판정 계기로 좀 더 경각심을 많이 갖고….]

태아산재 인정으로 자녀의 병원비와 장해급여, 취업을 위한 직업재활 급여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장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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