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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주연상 배우들의 연기 대결 '메이 디셈버' / TV씨네멘터리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편상욱 앵커
■ 대담 : 이주형 SBS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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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형의 씨네멘터리 

"'메이 디셈버' 개인 정체성 접근하는 예술 영화"
"'접속', 남편 진실 쫓는 미스터리 멜로…배우 연기 인상적"
"'로봇 드림', 개·반려로봇의 우정 이야기"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원고는 라이브 방송 내용과 100%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Q. “파묘”가 곧 천만 영화가 될 거 같네요
네, 이번 주말을 넘기면서 무난히 천만을 넘어설 걸로 보이고요, 최종 성적은 역대 20위권이 예상됩니다. 지금 역대 20위는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로 1,174만 명입니다.
 
Q. 오늘 첫 번째로 소개해주실 영화는 뭔가요?
“메이 디셈버”라는 제목의 영화인데요, 지난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었고요, 지난 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각본상 후보에 올랐습니다만, 이 코너에서 소개해드렸죠,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추락의 해부”에 밀려서 수상은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감독과 배우가 정말 화려합니다. 먼저 감독은 토드 헤인즈인데요, 우리나라에는 “캐롤”이라는 영화로 잘 알려져 있죠. 예술영화인데 3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감성적인 영상으로 여배우들을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리는데 일가견이 있는 감독인데요, “메이 디셈버”의 두 주연 여배우는 모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는 줄리언 무어와 나탈리 포트만입니다. “레옹”이란 영화아시죠? 거기에 나왔던 마틸다라는 소녀가 바로 나탈리 포트만입니다. 줄리안 무어는 대중성은 좀 떨어져도 거의 메릴 스트립에 필적하는 연기파 배우라고 해야 할까요, 이른바 세계 3대 영화제인 칸,베를린,베니스에서 모두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도 받은 그램드슬래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 이런 배우들이 이끌어가는 토드 헤인즈 감독의 열번 째 영화, 여기까지만 들어도 일단 영화팬들이라면 귀가 솔깃해지는 작품입니다.

Q. 그런데 말이죠, 제목이 영어 단어는 쉬운 단어인데, 무슨 뜻인지는 아리송하네요. 메이 디셈버, 5월과 11월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인가요?
영어에 메이 디셈버 결혼 또는 메이 디셈버 로맨스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게 뭐냐면 남녀 사이에 나이 차가 많이 나는 결혼이나 연애를 말합니다. 통상 10년 이상 나이차가 나면 이런 표현을 쓰는 것 같은데요,  나이 든 남성과 젊은 여성이 결혼하는 대부분이라 이런 경우에 많이 쓰기는 하지만, 약 1% 정도는 나이 든 여성과 젊은 남성의 결혼하는 경우도 있어서 그럴 때도 메이 디셈버라는 표현을 쓸 수 있습니다.

편 앵커는 아실 것 같은데,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히트곡 중에 ‘열일곱 스물넷’이란 노래가 있거든요.  이게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아도 7살 차이니까 메이 디셈버는 아닌거죠.

Q. 그렇다면 이 영화는 두 여배우가 나이가 좀 있는 편인 걸로 봐서 여자가 나이가 많은 1%에 속하는 메이 디셈버 로맨스 영화겠네요? 줄거리를 좀 소개해주시죠.
정답입니다. 일단 여성이 나이가 많은 결혼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로맨스 영화라고 하면 토드 헤인즈 감독의 영화가 아니겠죠. 1990년대에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메리 케이 르투르노 사건인데요, 교사였던 르투르노가 13살 제자 소년과 관계를 맺어서 아이를 출산한 사건입니다. “메이 디셈버”는 바로 이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을 했습니다.

영화는 이 사건이 벌어진지 20여 년 뒤 이들이 결혼해서 아이들을 낳고 살고 있는 상황에서 시작합니다. 줄리앤 무어가 어린 제자와 결혼한 여성 그레이시 역할을 맡았고요, 나탈리 포트만이 이런 그레이시의 삶을 곧 촬영을 시작할 영화에서 연기하게 된 인기 배우 엘리자베스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러니까 배우가 배우 역할을 하는 것이죠. 

나탈리 포트먼은 이제는 50대가 된 줄리앤 무어와 그의 남편을 관찰하고 인터뷰하면서 이들 부부의 삶에 접근을 해나가는데, 그러면서 이들의 정체성과 삶에는 미세하게 균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드라마, 로맨스로 분류되기는 하는데 단순한 로맨스 영화는 아니고요, 감독의 전작들처럼 개인의 정체성에 주도면밀하게 접근해가는 아트하우스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악과 영상 모두에도 감독의 인장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Q. 중요한 남자 주인공 얘기를 아직 안하셨는데, 한국계 배우로 알고 있어요. 얼마 전에 한국에도 왔죠?
네, 어렸을 때 여교사와 관계를 맺은 뒤 결혼까지 하는 사실 상당히 어려운 연기를 맡은 찰스 멜튼이라는 배우인데요, 어머니가 한국 사람입니다. 며칠 전에 SBS 나이트라인에 출연했었는데요, 얘기 한번 들어보시죠.

“미국적인 아버지와 매일 한국음식을 해주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같이 김치도 만들면서요. 두 세상을 살면서 저는 많은 것을 배웠고 한국에 와서 이 영화를 선보일 수 있어 너무 기쁩니다.”

찰스 멘튼은 이 영화에서의 연기로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는데요, 그때 수상 소감에서 한국어로 “엄마는 나의 영웅”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또 김치 담글 줄도 알아서 뉴욕타임즈 인터뷰 때도 기자를 집으로 불러서 김치 담그는 걸 보여줬다고 하네요. 토드 헤인즈 감독은 칸에서 인터뷰 때 “메이 디셈버”에 대해서 궁극적으로 찰스 멜튼이 연기한 조의 영화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Q. 다음 영화로 가시죠. 한국 영화네요. “당신이 잠든 사이”. 감독 이름이 낯이 익은데, 장윤현 감독은 영화 “접속”을 만들었던 그 장윤현 감독입니까?
네, 맞습니다. 너무 오래 전 일이라 혹시 동명이인인가 하시는 분들도 있을텐데, 그 장윤현 감독 맞습니다. 장 감독의 장편 데뷔작 “접속”은 1997년 개봉 당시 그해 최고 흥행을 기록한 영화였구요, 이 영화 OST였던 사라 본의 ‘러버스 콘체르토’ 역시 100만 장 이상 팔리면서 한국 영화 OST 역대 1위를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또 이 영화로 데뷔한 전도연씨가 나중에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까지 받게 되죠.

그런데 장 감독은 “접속” 이후에 “텔미썸딩”까지 히트시키면서 흥행 감독이 됐는데 이후로 연출한 영화들은 크게 빛을 못봤구요, 이번 영화는 장감독이 12년 만에 내놓은 영화입니다.

Q. 장 감독이 오랜만에 내놓은 신작 “당신이 잠든 사이”는 어떤 영화인가요?
이 영화는 ‘미스터리 로맨스’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3년차 부부가 있는데요,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내가 선택적 기억 상실증에 걸립니다. 작가인 남편은 부인을 정말 다정하게 대하면서 돌아오지 않는 부분의 기억을 되살리려고 노력을 하는데요, 어느 날 갑자기 강릉으로 글을 쓰러 떠나게 됩니다.

그런데 남편이 떠나고 난 뒤 어느 날, 집으로 날아온 과속 범칙금과 카드 연체금 통지서, 호텔 결제 내역을 보고 난 뒤에 아내는 과연 내가 알던 그 남편이 맞는지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남편의 뒤를 추적하는데요… 이 영화가 미스터리 성격이 강해서 더이상 말씀을 못 드리겠네요.

추자현 배우와 이무생 배우가 이 영화의 주연을 맡았거든요. 직접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이무생: 처음에 봤을 때는 상당히 따뜻한 남편인 줄 알았는데, 어떤 계기에 의해서 좋은 남편이 맞나? 라는 의구심을 들게 합니다. 그게 작품 전반에 깔려 있고요. 근데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또 후반부에서 느낄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래서 관객 여러분들께서 모호한 어떤 준석을 아마 느끼시다가 결국은 이해를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추자현: 나이가 더 먹기 전에는 꼭 한번 제대로 된 멜로를 한번 해보고 싶다. 그런 기회가 나한테 올까? 그런 배우로서 막연한 욕심? 그냥 그런 걸 갖고 있다가 그때 이제 감독님께서 시나리오를 주셨고. 대본을 이제 보고, 봤을 때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제 영화적인 요소인 이제 기억을 잃으면서 어떠한 이제 생각지도 못했던, 이제 현실에 제가 직면하게 되면서 그 사랑을 재해석해야 되는 그런 것들이 굉장히 연기적으로 되게 어렵지만 굉장히 저한테는 좀 임팩트 있게 다가왔고요. 

Q. 어떻습니까? 이 위원은 재미있게 봤습니까?
어떻게 보면 이 장르와 저 장르가 뒤섞여서 좀 애매한 포지션의 영화가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긴 하는데요, 한국 영화에서 로맨스 영화에 미스터리 요소를 섞어서 이야기를 전개하다가 마지막에는 가슴 찡한 결말까지 끌고가는 구성을 자주 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엔딩이 인상적이었구요, 적은 예산에서 관객들을 몰입시키기 위해 미스터리 구조를 끌어들였다는 감독 말처럼 시나리오도 시나리오지만, 이무생과 추자현이라는 두 배우가 훌륭한 연기로 작은 예산 영화가 갖는 한계를 많이 메꿨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자 마지막 영화는 애니메이션이네요? 역시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부문 후보였다구요?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수상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받았죠. 제가 오늘 앞에서 소개해드린 두 영화에서 배우들의 연기가 아주 좋았는데, 이번에 소개해드릴 애니메이션 영화의 주연 배우들 연기도 좋습니다. 2D 애니메이션으로 그려진 개와 로봇입니다.

미국의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사라 바론의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영화인데요, 앞선 두 영화가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이 영화는 우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미국 뉴욕에 사는 개 도그는 어느날 TV를 보다가 반려 로봇을 주문하게 됩니다. 둘은 우정을 쌓아가며 아주 잘 지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해변으로 놀러갔다가 로봇이 그만 고장이 나고 마는데, 수리를 위해 잠깐 밖으로 나온 사이에 해수욕장은 이듬해까지 폐장하면서 개와 로봇은 헤어지고 맙니다.

둘은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게 되고, 점차 시간이 흘러서 서로 또다른 친구를 사귀고 새로운 우정을 싹틔워 갑니다. 별 거 아닌 이야기인데, 1980년대 뉴욕의 곳곳을 재현한 작화와 “원스”, “맨하탄”, “오즈의 마법사” 등을 오마주한 장면, 그리고 미국의 펑크 밴드 어스 윈드 앤 파이어가 1978년 발표한 곡 ‘셉템버’가 주제곡처럼 쓰이면서 향수를 불러 일으킵니다. 

편 앵커 혹시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이 대사가 어느 영화에 나왔는지 기억하십니까?
"봄날은 간다"에 나왔던 대사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이 대사에 빗대서 얘기하자면, “로봇 드림”은 “우정이 어떻게 변하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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