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협 "25일부터 주 52시간 이내…다음 달 외래 최소화"

<앵커>

정부가 대학별 의대 증원 계획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의대 교수들이 다음 주 월요일부터 진료 시간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진료와 수술에 쓰는 시간을 한 주에 52시간 안으로 축소하고, 외래 진료도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의료 공백이 더 커질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유승현 의학 기자입니다.

<기자>

전공의, 학생 대표와 처음으로 모여 논의한 뒤 의대 교수 협의회가 이렇게 발표했습니다.

환자 안전을 위해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25일부터 수술, 진료 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줄이고, 다음 달부턴 외래 진료를 최소화해 중증, 응급 환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공의들이 떠난 공백을 메우고 있는 교수들마저 진료 시간을 줄이면 의료 공백 악화는 불가피합니다.

앞서 의대 교수 협의회와 다른 단체인 교수 비대위를 이끄는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정부에 대화를 촉구하며 사직 철회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방재승/전국 의대교수협 비대위원장 (YTN '뉴스라이더') : 정부가 만약에 전공의 사법 조치를 풀어주고 대화의 장으로 한다고 그러면 저희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의대 교수 협의회는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으며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차기 회장 선거를 진행 중인 의사협회는 정부가 의료 시스템을 완전히 망가뜨릴 2천 명 증원을 전광석화처럼 발표했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습니다.

[김택우/대한의사협회 비대위원장 : 앞으로 발생하게 될 모든 문제는 의사들의 간절한 외침을 철저하게 짓밟은 정부에 있음을 명확히 밝혀둡니다.]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정부와 의료계 양측 모두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습니다.

[박나래/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분회 사무장 : 피해를 받는 사람들은 간호인력, 보건인력, 환자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정책 실패의 책임을 더 이상 떠넘기지 말고 정부는 적극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전공의들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국제노동기구 ILO의 강제노동 금지 조항 위반이라며 개입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정부 또는 대표 노사단체가 아닌 전공의 단체는 요청 자격이 없다며 ILO가 받아들이지 않았단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김규연, VJ : 김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