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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이종섭, 2주 만에 '공무' 귀국?…회의 일정도 '불분명'

[취재파일] 이종섭, 2주 만에 '공무' 귀국?…회의 일정도 '불분명'

이종섭 호주대사가 조만간 귀국한다. 취재진 카메라를 최대한 피하는 방식으로 호주 브리즈번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이 지난 10일, 불과 2주 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게 되는 것이다. 출국 길에는 이렇게 조기에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을까. 이 대사의 귀국 목적은 이른바 '공무 수행'이다. 외교부가 20일 오전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공무는 '외교·국방·산업부 공동 주관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참석이다. 외교부의 보도자료는 매우 간명하다. 단 두 줄이니 되짚어 보는데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다.

오는 '25일부터' 회의가 개최되는데, 여기에 주요 방산 협력 대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 카타르, 폴란드, 호주 등 6개 나라 대사들이 참석한다는 것이다. 공관장들은 현지 정세와 방산 시장현황, 방산 기업들의 기회 요인과 장기적 시각에서의 수출 수주 여건, 정책적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주요 방산기업과 우리 무기체계의 운용 현황을 시찰하고 관련 기업들과 현장 토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25일부터 회의가 개최된다고 하는데, 흥미로운 것은 이 회의가 언제까지 지속되는 것인지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는 점이다. 확인해보니 다음 주 내내 관련 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평일 기준인지 주말을 포함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정부가 주요한 세일즈 포인트로 삼는 방산 관련 일정이 이런 방식으로 공개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각 부처의 관계자들 참석 규모 역시 어느 정도인지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6개국 공관장들이 모이는데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누구인가. 이것 역시 불분명하다. 3개 부처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일정이 이렇게 준비 없는 형태로 발표될 수 있을까.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공관 관계자는 이 같은 회의가 개최된다는 사실을 본부와의 연락이 아닌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한다. 정치권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여론이 악화하자 공무 수행을 위해 회의를 '급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안 나올 수가 없다.

외교부 (사진=연합뉴스)

각국 대사들이 들어와 얼마나 체류할지도 따져 묻을 필요가 있다. 당장 다음 달 말 전체 재외 공관장 회의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4월에 귀국하려던 대사들이 약 한 달 일정을 앞당겨 3월 말에 귀국하게 되는데, 이번 회의의 시급성, 거의 전무후무해 보인다. 이들 대사들이 주재국으로 출국한 뒤 다시 돌아올 것인지, 혹은 그대로 계속 한국에 남을 것인지 아직은 불분명하다. 외교부는 이렇다 할 답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출국한 신임 대사가 2주 만에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그리고 그 외 5명의 대사는 한 달 뒤 있을 공관장회의에 앞서 먼저 들어온다. 방산 관련 공관장 회의가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렇게 소수로, 더군다나 공관장회의를 앞둔 시점에서 굳이 대면으로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여러모로 관행에 비추어 자연스럽지 않다. 이번 회의가 어떤 성격이고, 언제부터 조율된 것인지 조만간 설명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나, 적시에 나오지 않은 설명은 아무래도 궁색하게 비춰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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