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 번호 '010'으로 변작…54억 가로챈 일당 검거

<앵커>

해외에서 걸려온 070 전화번호를 국내 010 번호로 바꿀 수 있는 '변작 중계기'를 이용해 50억 원 이상을 가로챈 일당이 검거됐습니다. 이 일당은 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조직원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정준호 기자입니다.

<기자>

검찰이 압수한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입니다.

변작 중계기는 070 등 해외에서 걸려오는 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인 '010' 번호로 바꿔주는 기계입니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확률을 높일 수 있어 보이스피싱 범죄에 주로 이용됩니다.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역대 최대 규모의 보이스피싱 발신 번호 변작 중계기 운영 조직을 적발해 21명을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일당은 지난해 5월부터 중국 옌지에 두고 만든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과 함께 피해자 170명으로부터 54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 조사 결과 중국인 총책은 SNS를 통해 조직원을 모집한 뒤 텔레그램을 통해 범행을 지시했습니다.

중계기 관리와 환전 등을 맡은 국내 조직원은 중국과 태국, 남아공, 아이티 출신으로, 대부분 불법체류자 또는 난민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당은 중계기 설치에 필요한 부품과 수당을 약속된 장소에 놓는 '던지기' 방식으로 전달해 추적을 피해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원룸으로 위장돼 있던 중계소 11곳과 부품보관소 4곳 등을 적발해 중계기 1천6백여 대와 휴대전화 유심 8천여 개 등을 압수했습니다.

검찰은 국제 공조를 통해 해외 체류 중인 총책과 간부급 조직원들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신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