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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찰받았는데 "더 살게 해달라"…이사 비용까지 요구

<앵커>

부동산 경매를 통해서 어렵게 집을 한 채 마련했는데, 가봤더니 거기에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심지어 그 사람은 이사 비용을 달라면서 집을 비워주지도 않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건지 제보 내용 이호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22년 구로에서 전세사기를 당했던 김주영 씨.

월세를 전전하다 지난해 말 대출을 받아 겨우 빌라 한 채를 장만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허그가 보증금을 대신 내줘 경매로 넘어간 집을 낙찰받았는데, 가보니 그 집에는 또 다른 임차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김주영/'경매 빌라' 낙찰 : 경매 안내 문서에는 임차인이 없는 걸로 되어 있었는데 실제로 낙찰받고 와보니까 임차인이 있었던 거죠.]

알고 보니 전세사기에 연루돼 구속된 전 집주인이 단기 월세를 들인 것.

이를 중개한 부동산업자는 김 씨에게 적반하장 식으로 5월 말까지 살게 해주면 안 되냐, 요구했고 빌라에 살고 있는 임차인은 이사비까지 요구했습니다.

[단기 월세 임차인 : 이사 비용 받아 갖고 가야죠. 집주인이 바뀌었으면.]

답답한 마음에 경매 넘긴 허그 측에 문의했지만, 허그는 자신들이 대신 내준 보증금 채권만 회수하면 그만이라는 입장입니다.

[HUG 관계자 : 여하튼 저희 임차인은 아니에요. 배당은 저희가 알아서 받을게요.]

이달 말 이사하려던 김 씨로서는 당장 살 곳도 마땅치 않고 대출이자는 계속 나가다 보니, 결국 자비로 명도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주영/'경매 빌라' 낙찰 :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나나'라는 생각도 했었고 다시는 전세 사기 피해받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내 집 마련했는데, 또 비슷한 일로 이렇게 문제가 생기니까.]

대규모 전세사기 후 편법적 단기임대로 부당한 수익을 올리는 사례는 급증하고, 정당하게 경매로 낙찰받은 사람의 권리는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 국토부와 허그 측은 여전히 개인 간 분쟁이라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홍지월,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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