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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 뱅크시, 죽은 나무 뒤에 '나뭇잎 벽화' 그렸다…그림에 담은 의미는?

런던에 뱅크시 벽화 '녹색 나무' (사진=@banksy 인스타그램, BBC 홈페이지)
영국 런던 북부 한 건물에 '얼굴 없는 화가'로 알려진 뱅크시의 벽화가 등장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9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7일 런던 지역의 핀스버리 공원 인근 한 건물 외벽에 녹색 페인트가 뿌려져 있고, 벽 왼쪽 하단에는 고압 세척기를 든 여성의 모습이 그려진 벽화가 발견됐습니다.

런던 건물 외벽에 등장한 뱅크시 벽화.
런던 건물 외벽에 등장한 뱅크시 벽화. 왼쪽 하단에 고압 세척기를 든 여성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이 벽화 앞에는 잘린 가지만 남은 앙상한 나무가 서 있는데, 멀리서 벽화를 바라보면 마치 녹색 페인트가 나무의 잎을 표현한 것처럼 보입니다.

뱅크시는 지난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벽화를 그리기 직전의 사진과 벽화를 그린 사진을 함께 게시해 자신의 작품임을 알렸습니다.

런던에 뱅크시 벽화 '녹색 나무' (사진=@banksy 인스타그램, BBC 홈페이지)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 벽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건물 주변에 몰려들었습니다. 

런던에 뱅크시 벽화 '녹색 나무' (사진=@banksy 인스타그램, BBC 홈페이지)
런던 건물 외벽에 등장한 뱅크시 벽화 소식에 몰려든 사람들.

주민들은 자연을 파괴해선 안 된다는 환경보호 메시지를 담은 그림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동네 주민인 리디아 구에라는 "수양버들이 연상되는 그림"이라며 "앞에 있는 죽은 나무로 분투하고 있는 자연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밖에도 벽화가 등장한 지난 17일이 아일랜드 축일인 성 패트릭의 날인 만큼 성 패트릭의 상징인 녹색을 사용했다는 추측도 돌았습니다.

BBC 라디오4 시리즈 '더 뱅크시 스토리'를 제작한 제임스 피크는 그의 작품을 직관한 이후 "뱅크시가 압력 호스나 소화기를 활용해 벽화를 그렸을 것"이라며 "녹색 페인트는 이즐링턴 의회가 지역 표지판에 사용한 색상과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뒤로 물러서면 나무가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눈에 띄게 가짜 같고 합성된 것처럼 보인다"라며 "지금은 봄이기에 이 나무에는 잎사귀가 돋아나야 하는데, (뱅크시가) 잎이 자라지 않는 모습을 보고 비참하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실제로 뱅크시 작품 앞의 앙상한 나무는 약 40~50년 된 벚나무로, 곰팡이균에 감염되었습니다. 시의회가 나무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한동안 가지치기하며 유지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의회는 "뱅크시가 그린 벽화가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는다"며 벽화를 지우지 않을 계획이라 밝혔습니다.

벽화가 그려진 건물 소유주 역시 주민들이 작품을 계속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뱅크시는 영국은 물론이고 세계 곳곳에 외벽이나 공공시설에 인간과 사회상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그림을 남겨 유명해진 화가입니다. 그는 SNS에 사진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품을 알리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전시나 경매에서 거액에 판매되는데, 이로 인해 종종 도난 사건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뱅크시가 런던 거리의 '정지'(STOP) 표지판 위에 군용 드론을 그려 넣은 작품이 진품임이 확인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도난당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런던 거리의 '정지' 표지판 위에 군용 드론을 그려넣은 뱅크시 작품.

(사진=@banksy 인스타그램, BB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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