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출신의 유튜버인 이근 씨가 화생방 가스 제품을 홍보해서 논란이 된 적 있습니다. 자칫 범죄나 테러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러자 업체 측은 실제로 판매한 건 아니라고 주장했는데, 저희 취재 결과 화생방 가스 제품의 일부가 시중에 유통된 걸로 확인됐습니다.
현장탐사 박세용 기자입니다.
<기자>
이근 씨가 CS 캡슐, 즉 화생방 가스 제품을 홍보한 유튜브 콘텐츠입니다.
[이근/해군 대위 출신 유튜버 : 이제는 일반인도 CS가스(화생방 가스)를 살 수가 있어요.]
알약처럼 생긴 캡슐을 캔에 넣은 뒤 그 밑에 불을 붙이면 군에서 훈련할 때 쓰는 것과 같은 독한 화생방 가스가 뿜어져 나옵니다.
[뭐야 어디 가. 애국가! 애국가! 잠깐만. 가스, 가스, 가스, 이리 와!]
[으악, 죽을 것 같아!]
영상이 공개되자 테러가 걱정된다는 비난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지하철 같은 곳에서 이 가스를 피울 경우 눈물과 콧물, 기침이 쏟아져 나오면서 당황한 인파가 우왕좌왕하다가 압사 사고까지 날 수 있다는 겁니다.
논란이 커지자 업체 측은 판매를 중단할 것이며 또, 민간에는 아직 유통되지 않았다고 공지했습니다.
과연 사실일까.
취재팀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근 씨가 홍보한 화생방 가스 제품을 직접 샀다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OOO 스토어에서 혹시 구입하신 거예요?) 맞아요. (많이 사셨어요, 그때?) 저는 그때 6개. 6개에서 2개는 저희 글램핑장 가서 써보고 2개는 소장용으로 두려고….]
화생방 가스 제품이 버젓이 거래되고 있는 겁니다.
취재팀이 산 캡슐입니다.
화생방 가스 제품이 맞는지, 공기 정화 시설이 갖춰진 한 대학 실험실에서 안전하게 테스트해 보기로 했습니다.
캡슐을 캔 속에 집어넣고, 고체 연료에 불을 붙였는데, 불과 30초 만에 뿌연 가스가 올라옵니다.
바로 불을 끈 뒤 캔에 남아 있는 냄새를 맡아봤습니다.
매캐한 화생방 가스가 코를 찌릅니다.
[이게(자극이) 나중에 올라와요!]
[이향수/건국대 소방방재융합과 교수 : 전쟁 중에도 사실 CS가스 같은 경우에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엔이나 국제법에서도 다 규제를 하는 상황이고요.]
판매업체는 취재팀이 산 화생방 가스 제품이 자사 제품이라는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22일부터 일주일간 들어온 주문이 76건인데 실제 제품을 출고한 적은 일절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화생방 가스 판매업체 : 실질적인 판매 유통은 이루어지지 않았고요. 택배 출고가 안 됐다고요. 취소를 해버렸다고요.]
화생방 가스와 함께 방독면도 판매한 해당 업체는 방독면 착용법을 알려주기 위해 화생방 콘텐츠를 제작했다고 강조했는데, 이 제품이 민간에 어떻게 유출됐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김준호, 촬영협조 : 건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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