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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한국, 직업 귀천 가장 따졌다"…한중일 vs 미독 놀라운 직업의식 차이는

<앵커>

친절한 경제 이번 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오늘(18일)은 직업의식과 관련한 이야기네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직업의식을 다른 나라와 비교해 봤더니 좀 특이한 점이 보였다고요?

<기자>

지금 화면에 가나다 순으로 써놓은 15개 직업을 제시하고요.

이 중에서 이른바 위세 좋은 직업 영향력이 크고, 존경과 부러움을 사는 직업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한중일 3국과 미국, 독일 국민들에게 물었습니다.

생산직, 전문직 같은 각 직업별 분류에서 선별한 15개 직업에 대해서 자기 직업이 있는 사람으로 나라마다 연령별, 지역별 같은 표본을 추린 1천500명씩 모두 7천500명이 대답했는데요.

각 나라마다 상위 3위까지의 결과를 보고 계십니다.

한중일 3국은 국회의원, 정치인의 직업적 위세가 가장 높다고 공통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독일 국민들의 답변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가장 위세가 높은 직업 소방관이었습니다.

일본도 사실 국회의원과 약사 다음으로는 소방관이 3위에 올랐는데 중국은 중위권인 9위, 우리나라에서는 하위권인 11위였습니다.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안정성이 높은 직업이어도, 육체노동을 하고 보상 수준이 낮으면 우리와 중국인들은 위세도 낮은 직업으로 봤다는 거죠.

우리와 1위의 차이가 컸던 미국과 독일은 그러면 국회의원이 어디쯤 있었느냐, 독일이 중하위권인 10위, 미국은 12위에 놓였습니다.

<앵커>

소방관에 대한 존중이 저렇게 크다니 약간 부럽기도 합니다. 이 밖의 나라별로 선호도가 갈리는 직업들은 또 뭐 있습니까?

<기자>

먼저 상위 3위 안에 AI 전문가가 포함된 건 우리나라와 중국뿐이었습니다.

조사가 지난해 7, 8월에 실시됐고요.

AI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급격히 커지기 시작한 게 지난해 초인 걸 감안하면 한국과 중국이 산업구조의 변화 조짐에는 가장 민감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래에 어떤 직업에 보상이 더 클 것이냐, 여기에 대한 고민이 치열하다고도 할 수 있고요.

하지만 미국과 일본, 독일에서도 AI 전문가는 공통 6위에 올라서 AI 붐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공유하기 시작한 걸로 분석됩니다.

우리나라는 3, 4위가 ICT 관련 업종이고, 5위가 영화감독 6위가 유튜버를 포함하는 디지털콘텐츠크리에이터였습니다.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평가도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는 겁니다.

디지털콘텐츠크리에이터는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서는 중하위권에 속했습니다.

직업 위세 인식에서 비슷한 점이 많았던 한국과 중국의 두드러진 차이는 약사에서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2위에 오른 약사의 위세가 중국에서는 10위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지난 2007년 실시했던 조사를 15년 만에 확대 실시한 겁니다.

AI 전문가 같은 신흥 직업들 5개가 추가됐고요. 나라는 중국이 추가됐습니다.

그런데 한국인의 직업의식은 새로 추가된 직업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다만 중고교 교사와 은행 사무직이 각각 6, 7위에서 4, 5위로 15년 사이에 두 계단씩 오른 반면에, 15년 전에 4, 5위였던 기계공학엔지니어와 중소기업 간부는 두 계단씩 하락했습니다.

중간 수준 위세의 직업군에서는 직업 안정성의 영향이 큰 걸로 보인다는 게 직업능력연구원의 분석입니다.

<앵커>

이거는 좀 안 좋은 것 같기도 한데, 좋은 직업과 나쁜 직업을 구별하고 평가하는 인식이 한국인들 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진 편이었다고요?

<기자>

미국과 일본, 독일은 사실 직업별 차이를 그렇게 크게 두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중국은 중간 정도 그런데 우리가 유독 두드러졌다는 겁니다.

한 마디로 한국인들이 직업의 귀천을 가장 따졌다는 거죠.

이번 조사는 1부터 5까지 직업에 대한 인식을 점수화해서 물어본 건데, 미국과 일본은 제일 위세가 높다고 보는 직업과 제일 낮게 보는 직업 사이에 평균 점수차가 1을 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2.3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직업에 귀천이 크다고 느끼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기 직업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식도 일본과 더불어서 가장 낮은 편이었습니다.

그만큼 직업 자존감이 낮고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이번 조사에서 2007년보다 삶과 일에 대한 만족도가 모두 감소한 유일한 나라이기도했습니다.

이런 인식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이는 결과인데요.

일이 삶에 있어서 차지하는 중요도 우리나라가 지난 15년 사이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2007년 조사에서는 우리가 가장 높았던 부문인데 4위로 내려온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에 중요도를 가장 크게 두고 있는 연령대가 이제 50~60대였습니다.

중국은 20~30대, 미국은 20대, 일본은 그래도 40대가 일의 중요도를 제일 높게 두고 있는 연령대인 것과 의미심장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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