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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문항·의대 쏠림'에 작년 사교육비 27조 썼다…3년 연속 최대

'킬러 문항·의대 쏠림'에 작년 사교육비 27조 썼다…3년 연속 최대
▲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27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의대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교육비는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전국 초·중·고 약 3천 개교 학생 약 7만4천 명을 대상으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오늘(14일) 밝혔습니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1천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5%(1조2천억 원) 증가했습니다.

1년 사이 학생 수는 528만 명에서 521만 명으로, 7만 명(1.3%) 감소했는데도 사교육비 총액은 늘어난 것입니다.

증가율 자체는 전년(10.8%)의 절반 수준입니다.

그러나 사교육비 총액 규모는 2021년(23조4천억 원), 2022년(26조 원)에 이어 3년 연속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성과계획서'에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목표를 24조2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6.9%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목표 달성에 실패한 셈입니다.

사교육비 증가세는 '고등학생'이 주도했습니다.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7조5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8.2% 늘었습니다.

고등학교 사교육비는 전체 사교육비의 두 배 가까운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증가율은 2016년(8.7%) 이후 7년 만에 최대치입니다.

지난해 6월 킬러문항 배제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능 출제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학원으로 달려간 고등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의대 열풍이 이어진 점도 고등학교 사교육비를 밀어 올린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킬러문항 논란이 고등학교 사교육비에 미친 영향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명백하게 영향이 없었다고 할 수 없고, 일부 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전체적인 사교육비 증가율 자체가 많이 꺾였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교육비 총액 규모 (사진=교육부·통계청 제공, 연합뉴스)

초등학교 사교육비는 4.3% 증가한 12조4천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중학교 사교육비는 1.0% 늘어난 7조2천억 원입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8% 증가한 43만4천 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앞서 교육부는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증가율을 소비자 물가 상승률 이내로 잡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도 실패했습니다.

작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6%입니다.

초등학교는 39만8천 원(6.8%↑), 중학교는 44만9천 원(2.6%↑), 고등학교 49만1천 원(6.9%↑)으로 모든 학교급에서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늘었습니다.

사교육 참여 학생으로 좁혀보면 1인당 사교육비는 55만3천 원으로 5.5% 늘었습니다.

초등학교는 46만2천 원(5.7%↑), 중학교 59만6천 원(3.7%↑), 고등학교 74만 원(6.1%↑)입니다.

'사교육 참여율'은 78.5%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상승하며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 사교육 참여율이 0.8%포인트 상승한 86.0%로 가장 높았습니다.

고등학교 사교육 참여율도 66.4%로, 0.5%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반면 중학교 사교육 참여율은 75.4%로 0.8%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중학교 사교육 참여율이 하락한 것은 2020년(4.1%포인트↓) 이후 3년 만입니다.

교육부는 중학교 사교육 참여율 하락 배경과 관련해 "지난해 7월 연간 약 71만 원이던 EBS 중학 프리미엄을 전면 무료로 전환해 중학생 약 31만 명이 혜택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강남구 대치동 학원 앞 광고 문구, 사교육, 의대 (사진=연합뉴스)

과목별로 보면 일반교과·예체능 모두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일반교과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6천 원, 참여 학생 기준 51만8천 원으로 각각 5.3%, 5.7% 증가했습니다.

전체 학생 기준 지출 규모를 보면 영어 12만8천 원, 수학 12만2천 원, 국어 3만8천 원, 사회·과학 1만9천 원 순으로 컸습니다.

증가율은 국어(11.1%↑), 사회·과학(8.2%↑), 수학(5.6%↑), 영어(3.8%↑) 순이었습니다.

가구 소득수준별로는 소득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평균 가구 소득이 가장 높은 '800만 원 이상' 구간의 사교육비 지출은 67만1천 원으로 전체 구간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반대로 월평균 소득 '300만 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은 18만3천 원으로 최저였습니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에서 87.9%로 최고, '300만 원 미만' 가구에서 57.2%로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월평균 사교육비로 70만 원 이상 지출한 학생 비중은 22%로, 전년보다 2.9%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사교육 수강 목적으로 보면, 일반교과의 경우 학교 수업 보충(49.6%), 선행학습(24.0%), 진학 준비(14.2%)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예체능에선 취미·교양·재능계발(63.0%) 응답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시도별로 보면 전체 학생 기준 서울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62만8천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서울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60만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가장 낮은 전남(27만9천 원)과 2.3배 차입니다.

사교육 참여 학생 기준으로 보면 서울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74만1천 원까지 치솟습니다.

(사진=교육부·통계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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