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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까지 병원 떠나면 어떡하나"…불안한 환자들

<앵커>

지금 보시는 건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의 모습입니다. 그 뒤로 24년이 지났지만,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그때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개원의들부터 파업하긴 했지만, 의협 집행부가 구속된 뒤에는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주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경찰과의 무력 충돌로 부상자가 속출하자, 결국, 교수들까지 진료를 중단하고 나섰습니다. 자, 이렇게 대학병원이 멈춘 뒤에야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에 나섰고, 결국 합의안이 만들어졌습니다. 2000년 파업때와 비교를 해 보면 의대 교수들이 사직을 선언한 지금이 마지막 고비라고 할 수가 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건 이런 혼란 속에 가장 불안한 사람은 환자들이라는 점입니다.

김보미 기자가 환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복부 대동맥류 판정을 받은 70대 남편과 다시 병원을 찾은 이성희 씨, 동맥이 언제 터질지 몰라 걱정스러운데, 수술 날짜를 잡지 못했습니다.

수술을 해야 할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할 수 있다는 얘기에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이성희/대동맥류 환자 보호자 : (의대 교수들은 15일까지 결정한다 하거든요?) 어머…. 불안하죠, 안 되죠. 우리는 지방에서 올라와서 이 대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항암 치료 중인 60대 위암 환자는 수술 날짜를 제때 잡을 수 있을지 불안합니다.

[위암 환자 : (수술이) 늦어지는가 싶기도 하고. 아무래도 부담이…. 교수님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니까요.]

대장암 4기 환자의 보호자는 이 공백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합니다.

[임한빈/대장암 환자 보호자 : 이해는 되는데 방법이 잘못됐다고 생각이 들어서…. 아직까지는 교수님이 계시니까 괜찮은데….]

교수들이 사직을 결의했는데도 별다른 대책 없이 그저 설득하겠다는 정부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보호자 : 처음부터 (정부가) 막강하게 나오면 반발이 더 심하지. 의사들을 괜히 왜 밀어 넣냐고. 교수들만 안 들어가도 괜찮은데 같이 들어가 버리면 어떡하냐고. 아픈 사람은 많고.]

환자 단체는 정부와 의료계 양측이 일주일의 시간을 갖고 합의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건주/한국폐암환우회장 : 의료 개혁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정부의 정책일수록 관련 전문가들의 폭넓은 의견의 수렴과 국민적 합의로….]

사태 장기화로 인한 환자들의 불안감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촉구하는 환자 단체의 대국민 현장 서명 운동이 서울 도심 등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박지인, VJ : 김형진·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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