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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30년차 '천만 배우' 정우성, 어려워하면서도 그가 꼭 한다는 인터뷰는

[딥빽] "그저 한 인간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가장 중요"

딥빽 난민
대한민국 인구의 2배를 넘어서는 1억 1,300만 명. 지난해 유엔난민기구가 추산한,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본래 살던 곳을 떠나야 했던 이들의 숫자입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세계 곳곳의 전쟁과 정치적 탄압 등으로 난민이 되거나 난민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데, 이 가운데 40% 이상은 18세 미만으로 추산됩니다.

난민과 실향민 보호를 위해 국제적 대응을 주도하는 곳, 바로 유엔난민기구인데요. 딥한 백브리핑을 전해드리는 '딥빽'에서는 이 유엔난민기구의 친선대사로 10년째 활동하고 있는 배우 정우성 씨를 만나, 난민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정우성 씨는 난민기구 친선대사로서의 인터뷰가 가장 힘들고 긴장되는 순간이라면서도, 난민 이슈와 관련한 여러 댓글들 (ex. "정우성 씨가 본인 집에 난민 가족 수용해 준다면 인정하겠다", "다른 소외계층도 혜택 제대로 못 받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난민을 지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등)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입니다.
 

정우성 대사 안녕하세요. 영화배우 정우성 그리고 오늘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정우성으로 인사드립니다.

- 우선,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서울의 봄'이 1,300만 관객 수를 돌파했죠.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영화 '비트'도 최근에 또 개봉을 했고 그리고 13일에는 '태양은 없다'도 재개봉을 할 예정이죠.

정우성 대사 네.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 사실 두 작품을 거쳐서 충무로의 스타로 떠오르게 됐잖아요. 화려한 면을 보면서 유년 시절이 어려웠다는 걸 몰랐던 분들도 많아요. 정우성 씨가 쓴 책에도 보면, 굉장히 상세하게 당시 심경을 묘사했더라고요. 아랫집에서 점점 포클레인이 올라오고 있는 장면, 그리고 옆집 담이 무너지는 장면을 보고 발가벗겨진 느낌이었다고 썼더라고요. 그때 기억나시나요?

정우성 대사 그럼요. 사당동에서 태어났고 사당동에서 그 재건축 지역을 계속해서 돌아다니는 그런 가정환경 속에서 살았고 늘 철거 지역에서 맨 마지막에 나가는 집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한 집 한 집 전기가 나가고 동네가 어두워지고 점점 벽이 허물어지고 담이 허물어지고 이런 집들이 늘어가고. 제가 그때 밖으로 많이 나돌 때예요. 어느 날 갔더니, 그 담벼락과 저희 집을 사이에 둔 이 좁은 통로가 늘 저희 집을 왔다 갔다 하는 길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담벼락이 허물어지면서 세상이 다 보이는 거예요. 이 궁색한 집으로 들어가는 내 모습을 세상이 다 보고 있는 기분인 거죠. 그 기억이 나죠.

딥빽 난민
- 그런 개인적인 경험이 배우이자 영화인으로서의 정우성 그리고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서의 정우성에게 큰 영향을 줬다고 보세요?

정우성 대사 글쎄요, 그게 큰 영향을 줬을지는 모르겠어요. 어떻게 보면 그런 환경이 한 인간의 어떤 정체성, 자아를 확립하는 큰 영향을 줬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걸 극복해 나가면서 나 스스로를 완성해 나가느냐는 또 개인의 문제잖아요. 저는 오히려 제도권에서, 빨리 어린아이에서 뛰쳐나온 사람이기 때문에 사회가 이 힘없는 어린 친구에게 어떻게 각박하게 대하는지 체험을 했을 거 아니에요. 그렇다면 이 사회에서 나 아닌 타자를 대할 때 어떤 마음 자세로 대해야 될지에 대한 고민은 있었겠죠. 그런 영향으로 제가 기구 활동을 한다든지 배우로서 어떤 캐릭터를 이해할 때 그런 정서로 이해를 할 수 있겠지만, 이 활동을 결심하고 행동하는 데 결정적 원인이 됐을 거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한국 사회가 바라보는 '난민' 문제

- 한국에서도 2018년에 난민 문제가 피부로 와닿았잖아요. 가장 이슈가 많이 되었고. 당시에 예멘 내전으로 인해서 560여 명의 예멘 난민들이 제주를 찾았고 제가 파악하기로는 지금까지 두 명만이 난민으로 인정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우성 대사 그때 굉장히 많은 오해와 잘못된 정보로 인해서 형성된 불안함 같은 것들이 있었죠. 그런 우려와는 전혀 상관없이 아주 조용히 경제활동을 자력으로 잘 해내면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걸로 저는 알고 있고, 그러니까 낯선 것에 대한 오해, 선입견, 두려움은 당연한데 그것이 절대적으로 누군가를 평가해서 내몰 수 있는 요소는 아니라는 (것을) 이들이 입증해 주고 있는 것 아닌가 하면서...

- 최근까지도 여전히 SNS 댓글 등을 보면 아무래도 부정적인 인식이 좀 더 보이는 것 같아요. 저희가 찾아본 댓글들을 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딥빽 난민
정우성 대사 우성이... 그러니까 '야 너희 집에 네가 들여' 이거잖아요 우성 씨가 솔선수범...

이게 제가 얘기하는, 난민과 강제 실향 문제의 규모가 얼마나 거대하고 큰지에 대해서 국제사회가 다 같이 움직이자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함께 해야 된다는 얘기인 거죠. 제가 몇몇의 위험한 사람을 돕는 걸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그렇게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를 하면서도 제 나름대로의 기부를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난민에게 그리고 더 시급한 지역에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요.

딥빽 난민
정우성 대사 '우리나라는 휴전 국가임'. 네 휴전 국가죠. '북한에서 오는 탈북민 모두 난민들임' 이거는요.

대한민국 헌법이 답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남한으로 온 탈북민은 자국민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난민이 아니고. 일단 난민은 경제적으로 불우한 국가를 뜻하는 건 아닙니다. 국가에 위기 상태가 발생해서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고 국경을 넘어서 다른 국가로 자신의 보호를 요청할 수밖에 없는 그런 사람들을 난민이라고 하는 거고요.

딥빽 난민
정우성 대사 '나누자는 것도 상황이 좋아야 나누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겁니다'. 네 맞습니다. '우리나라도 지금 소외계층 취약층 중에 제대로 못 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네 맞습니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을 사회적으로 계속해서 보호하고 보살펴야 되는 것이 맞고요. 우리나라에 같이 존재하고 있는 소외 계층에 마음이 가시면은 돕고 실천하시면 돼요. 제가 얘기하는 거는 '어떤 게 우선적이다, 어떤 걸 설득해서 먼저 해야 된다'라는 말씀을 드리는 게 아니에요. 다만 워낙 난민과 강제 실향 문제가 국제적으로 큰 문제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국제적으로 그리고 모든 나라가 이 심각성을 인지하고 함께 해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더 큰 위기로 각 국가에 돌아오는 화살이 될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냥 그 사실을 여러분에게 알리는 거고, 제가 정우성이 영화배우랍시고 나와서 '이게 우선시 돼야 되고, 이 도움 이 후원이 절실합니다'라고 강요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 여러분 마음이 움직여서 스스로가 자기의 결정으로 어떤 선행의 행동으로 옮겨야 맞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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