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스프] 폐가와 번화가가 공존하는 도쿄…일본 인구 감소의 그늘

[경제자유살롱] '고령화 선배' 일본의 지방 소멸…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늙어가나?

경제자유살롱
"인구가 줄어들면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요즘 집값 논쟁의 화두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해 4분기 '합계출생률 0.65' 대한민국에서는 당연한 관심입니다.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래도 가장 눈에 띄는 건 '고령화 선배' 격인 일본 부동산과의 비교 연구입니다.

일본 부동산은 '고령화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어떻게 변해왔을까요?

사진 한 장에서 얘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노인이 사망한 뒤 쓸쓸하게 버려진 폐가(廢家)'를 담은 이런 사진이 보통 일본 고령화의 모습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자주 등장됩니다.

이런 집들은 '인구 소멸'이 진행 중인 일본의 지방 도시뿐 아니라 도쿄 바로 옆 '베드타운'이나 심지어 도쿄 내에서도 목격되곤 합니다. 그만큼 인구 소멸 지역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겁니다.

경제자유살롱 CG
조현승|산업연구원 박사
'깡통집'은 도쿄라는 큰 도시 내에도 있습니다. 도쿄 안에는 산골도 있습니다. 이런 곳은 교통편이 굉장히 불편해요. 주거 조건이 나쁩니다. 그래서 30평짜리 집인데 1천만 원 이하의 집들이 도쿄 안에서도 나타나는 거예요. 이런 걸 보고 '도쿄 집값이 싸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도쿄는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 머릿속의 도쿄가 아닙니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일본 정부가 가만히 있었던 건 결코 아닙니다.

일본 정부 차원의 대책은 2014년에 나온 일본의 '마스다 보고서'(공식 명칭은 '성장을 이어가는 21세기를 위하여 : 저출산 극복을 위한 지방 활성화 전략'입니다)부터 본격화했습니다. 마스다 보고서는 2040년까지 일본 내에서 인구가 소멸하게 될 896개 지역 리스트를 담아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지방 소멸뿐 아니라 일본 전체 인구 급감 문제까지 함께 제기해 정부 차원의 본격적인 대책을 끌어내기도 했습니다. 보고서 이후 일본의 지방 소멸에 대한 공감대가 크게 확산하면서 '로컬 아베노믹스' 같은 각종 지원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경제자유살롱 CG
일본 정부가 노력을 쏟아부은 지 10년. 일본, 특히 일본 부동산은 어떻게 됐을까요?

전문가들의 진단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극심한 양극화'입니다. 한쪽에서는 여전히 아무도 찾아가지 않는-물려받을 자식이 없거나 혹은 세금이 많거나 팔리지 않아서 자식들이 일부러 물려받지 않는-폐가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집값 폭락, 폐가 속출 같은 걸 완전히 막아내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다른 한쪽에서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재개발 지역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도쿄 재개발 단지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는 기사는 일본 주식시장 폭등 기사와 함께 최근에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도쿄 부동산
결국 우리도 같은 길을 가게 될까요? 특히 부동산 양극화는 피할 수 없는 걸까요? '일본 부동산의 현주소'를 통해 우리는 어떻게 변해갈지, SBS 경제자유살롱에 출연한 산업연구원 조현승 박사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Q. '고령화' 일본,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달라졌나?

일본에서는 지금 우리나라보다 고령화가 훨씬 더 많이 진전이 됐죠. 우리나라보다 속도는 조금 느리지만 진전은 훨씬 더 많이 돼 있는 상태예요. 그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 부동산 가격의 '양극화'입니다.

사람들이 "인구가 감소하면 집값이 떨어지는 거 아니야" 얘기를 하는데 집값이라는 개념을 국가 전체의 평균으로 보는 건 사실 별 의미가 없어요. 집값이라는 게 지방 다르고 대도시 다르고, 또 대도시 내에서도 권역별로 달라요. 굉장히 차이가 나거든요.

일본에서도 집값이 하락한 정말로 '깡통집'이라고 말하는 집들이 있거든요. 단독주택 같은 경우 토지 가격의 가치만 살아있고 집값은 전혀 없는 거죠. 토지 가격 자체도 굉장히 하락하는 지역이 많습니다. 주로 대도시 주변에 베드타운들이죠.

일본이 인구가 많이 늘어나고 경제가 굉장히 호황이던 90년대 초반까지 '버블 경제' 시기에는 대도시 주변으로 몰려드는 인구가 엄청나게 많았어요. 그러면서 베드타운들을 많이 만들었죠. 2시간씩 출퇴근하는 게 흔한 일이었죠. 그때 개발된 지역들이 그 인구가 떠나질 않고 그대로 고령화가 된 거예요. 신규 유입 인구는 거의 없죠. 이 사람들이 70년대나 80년대에 20대·30대의 젊은 층들이 들어왔다가 그대로 70대·80대가 됐습니다. 그 마을을 가보면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있고 주변에 어떤 문화시설도 없고 편의시설도 굉장히 부족합니다. 집값은 엄청나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자유살롱 CG
심지어는 깡통집은 도쿄 안에도 있습니다. 서울은 그래도 다 북적북적하죠. 근데 도쿄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서울의 2.5배 되는데, 그 안에 산골도 있습니다. 이런 곳은 교통편이 굉장히 불편해요. 전철 배차 간격도 넓고, 교통비도 비쌉니다. 주거 조건이 나쁩니다. 그래서 30평짜리 집인데 1천만 원 이하의 집들이 도쿄 안에서도 나타나는 거예요. 이런 걸 보고 '도쿄 집값이 싸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도쿄는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 머릿속의 도쿄가 아닙니다.

Q. 일본 정부는 그런 집들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나요?

단독주택 같은 경우 고령층이 돌아가셨는데, 그 지역이 인기가 없는 지역이면 그대로 빈 채로 남게 돼요. 자식들은 상속을 포기하는 게 차라리 나은 거예요. 세금 냈는데, 땅이 팔리지도 않거든요. 그 부담 때문에 아예 상속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생기고, 그럼 공터가 되는데 치안도 나빠지고 슬럼화가 되는 거예요. 일본에서도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래서 '고민가 재생 사업'이라는 거를 해요. 이걸 개조해서 일부는 주민센터, 숙박시설로 전환하기도 하고요. 부동산회사가 제일 많은데 그 외에 보면 철도회사도 싼 값에 매입해서 숙박시설로 만듭니다. 아니면 귀농시설로 활용합니다. 은행도 거기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 규모가 엄청나요. 현재 한 1조 8천억 엔, 약 180조 원 정도 됩니다.

Q. 그런데 도쿄 중심지는 집값이 오히려 올랐더라고요. 도쿄역 근처나 아자부다이 힐스 같은 곳은 재개발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요. 지역에 따라서는 인구 감소와 관계없이 부동산 가격이 움직이는 곳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도쿄 중심가 가격 상승은 환율하고 많이 관련이 있어요. 외국 자본이 보기에 도쿄는 여전히 매력적인 도시이고 세계의 중심 도시 중에 하나입니다. 외국 투자자가 보기엔 '일본 집값이 많이 내렸네'가 되거든요.그리고 10년, 20년 지나면 또 오를 가능성이 많거든요. 장기적으로 투자가 충분히 가능하죠.

Q. 인구가 줄면 집값도 내려가겠죠?

인구는 집값에 상당히 영향을 줄 수가 있는데, 아무래도 인구가 줄어들게 되면 집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집값 하락 요인이긴 합니다. 하지만 통계청의 장래 가구 추계에 따르면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즉 가구가 분화하면서 2039년 정도까지는 주택 수요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더 깊고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는 스브스프리미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콘텐츠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하단 버튼 클릭! | 스브스프리미엄 바로가기 버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