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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성 산업 미화' 논란 있던 신동엽-성시경의 <성+인물, 뭐가 달라졌을까

[취향저격] OTT 시대, 자극의 일상화인가 문화의 확장인가 (글 : 이현민 대중문화평론가)

0313 이현민 취향저격
OTT가 매체의 주류가 되면서 콘텐츠의 내용과 질은 크게 달라졌다. 다양화된 콘텐츠는 대중들의 볼거리 니즈를 크게 충족시켜준다. 개인 기기를 통해 콘텐츠를 혼자 시청하거나, 본인이 원하는 콘텐츠를 구독 및 비용을 지불하여 즐기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 대중들의 니즈는 더욱 높아지고, 콘텐츠 소비의 개인화·개별화는 가속화되었다. 콘텐츠 소비 형태의 변화는 당연히 제작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무난한 소재로 가족과 함께 보기에 무리가 없는 콘텐츠 제작이 주류이던 시대는 끝났다. 콘텐츠 소재는 다양화·세밀화되고, 이와 동시에 자극성과 선정성, 폭력성 높은 콘텐츠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넷플릭스 시리즈 <성+인물>도 이러한 변화의 일환임을 부인할 수 없다. 사실상 방송 콘텐츠에서는 절대 다룰 수 없었던 내용을 다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성+인물>은 신동엽-성시경 두 MC가 각 나라의 성(性) 산업과 성적 지향을 탐방하고 당사자들을 인터뷰하는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성+인물> 일본 편이 첫선을 보였을 때, 국내 반응은 싸늘함을 넘어섰다. 큰 논란을 불러왔는데 핵심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성 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미화였고 두 번째는 MC 신동엽의 <동물농장> 하차 요구였다. 납득이 갈 만한 논란과 전혀 그렇지 않은 논란이 동시에 일 만큼 <성+인물>의 후폭풍은 거셌고, 더 이상의 시즌은 불가능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성+인물>은 일본 편을 넘어 대만 편, 독일-네덜란드 편까지 시리즈화를 마쳤고, 어엿한 인기 콘텐츠 반열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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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물>이 일본 편의 수많은 잡음을 딛고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역시 일본 편의 문제점을 잘 수용한 제작진의 노력에 있다. AV물, 성인 동영상이 불법인 우리나라 정서상 AV 강국 일본의 성 산업 종사자들, 특히 AV 배우들에 대한 인터뷰는 대중들에게 자극을 넘어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그럼에도 일본 본토의 성 문화 인식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여성 AV 배우들의 고수익에 대한 찬양 아닌 찬양이 이어지면서 거센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이러한 논란을 직면한 제작진은 이후 시즌부터 '제도적·문화적 차이, 국가별 인식의 '차이'를 설명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하였다. 특히 대만 편의 경우, 아시아 최초로 동성혼을 합법화한 것이나, 실제로 커플을 이루어 살고 있는 레즈비언 커플의 임신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부모 세대의 생각 등 다양한 사회적 논의들을 집중 인터뷰하면서, 큰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이 놀라움은 그야말로 이렇게나 다른 문화와 인식의 차이에 대한 경이로움이었고, 이는 다음 시즌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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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선보인 독일-네덜란드 편에서도 유럽 문화권이 가진 생각의 차이를 더욱 깊이 확인할 수 있었다. 독일의 혼탕 문화, 나체주의에 대한 역사와 물결 그리고 일부다처 혹은 일처다부의 사랑 방식 등 예상보다 더욱 파격적인 '차이'들을 보여주었다. 이 과정들에서 국가적 담론, 법안과 사회적 논란을 비롯, 역사적 기원과 특징 등을 다양하게 설명하면서 우리와는 '다름'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였다. 당연히 자극적이지 않았다고 말할 순 없다. 오히려 더욱 자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성(性)이라는 섹슈얼리티에 집중하지 않고 서로 다른 '문화'에 집중할 수 있게 한 것도 제작진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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