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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북한의 핵잠수함 보유까지 5년? 우리도 도입 가능할까

[벙커버스터] 대한민국 외교안보를 꿰뚫다

0312 벙커버스터
한반도 주변 외교 안보 소식 전해드리는 벙커버스터 SBS 외교안보팀 김아영 기자입니다. 저는 지난해 7월, 42년 만에 한반도에 기항한 미국의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을 한국 기자로서는 처음으로 취재했습니다. 벙커버스터를 통해서 내부도 속속들이 소개해드렸는데요.

0312 벙커버스터
그간 핵 개발에 몰두해 온 북한이 요즘 이런 핵잠수함을 갖겠다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북한판 켄터키함 상상이 가시나요? 북한이 핵잠수함을 가지는 일,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김정은의 핵잠수함 야망…과도기는 프랑켄슈타인?

지난 1월 28일로 가보겠습니다.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불화살 3-31이라는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을 둘러본 날인데 북한 매체가 슬쩍 이런 언급을 했습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동지께서는 이날 핵잠수함 건조 사업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하셨습니다.

김정은이 핵잠수함에 관한 과업과 대책을 지시했다고 밝혔는데요, 핵추진잠수함 설계가 마무리 단계라고 북한이 주장한 게 3년 전. 이날 현장도 실물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수준까지 온 것인지는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잠수함 함장 출신 전문가들의 생각을 물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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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식|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김정은이 과거에 보면 어느 정도 되면 가서 시찰을 하는 거예요. 이번에 핵잠수함을 가서 지도를 했어요. 그러면 불과 한 4년, 5년 이내? 저는 그렇게 봐요. 그 정도면 가능할 것 같으니까 가서 이제 힘을 실어주면서 과시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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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잠수함연구소장
북한은 1995년 이후 중형 잠수함을 건조한 실적은 없습니다. 그런 북한이 당장 3천 톤급 이상의 핵추진잠수함을 만들 것으로는 보이지 않아요. 저는 북한이 앞으로 10년 내에는 핵추진잠수함을 만들 수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핵추진잠수함을 만들기 위해선 잠수함을 건조하는 기술, 그리고 원자로를 선박용으로 아주 작게 만드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기술 수준뿐 아니라 부품 조달에도 차질이 없어야 하는데 북한은 대북 제재 속에 자금난을 겪고 있죠. 그래서 당장은 과도기용으로 기존 잠수함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전술핵잠수함이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이게 이른바 김군옥함입니다.
 
문근식|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핵잠수함을 건조하기 전에 그냥 있지 말고 일단 물속에 집어넣어, 그래서 미국도 위협하고 일본도 위협하고 한국 남한도 위협해. 이렇게 하니까 급하게 만들어 놓은 잠수함, 그러니까 디젤 전기 추진 잠수함에 핵무기를 실은 잠수함, 그것이 김군옥함이에요.

김군옥함은 진수되자마자 기괴한 형상이다, 프랑켄슈타인 잠수함이다 라는 혹평을 받았습니다.

잠수함은 보통 길이와 폭이 9대 1 정도입니다. 비율이 너무 안 맞으면 기동성이 떨어지는데, 김군옥함은 가로가 훨씬 깁니다. 길이를 과도하게 늘려서 대형 수직발사관 4개 소형 수직발사관 6개 모두 10개의 발사관을 설치한 걸로 파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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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핵잠 켄터키 파괴력은?…한국 362 프로젝트

북한이 궁극적으로 갖고 싶어 하는건 핵무기를 실은 핵추진잠수함, 즉 전략핵잠수함입니다.

미국의 켄터키함은 디젤을 연료로 쓰는 재래식 잠수함과 달리 우라늄을 원료로 사용하는 원자로를 가동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무제한 잠항할 수 있습니다. 블루팀과 골드팀으로 불리는 승조원 그룹이 번갈아 가면서 임무를 수행하고, 이 교대 근무를 위해서 물 위로 올라오는 정도입니다.
 
치미 제이콧|7잠수함전대 사령관(미 해군 대령), 지난해 7월
필요하다면 잠수를 한 상태로 90일에서 100일 이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잠수함에 있는 음식이 유일한 제한입니다.

반면에 재래식 잠수함은 상황이 다릅니다. 재래식 잠수함은 배터리를 충전하려면 수시로 디젤 엔진을 돌려야 하고 이때 산소가 필요합니다. 물 위로 자주 올라와야 한다는 얘기고, 이때 위치가 노출될 우려가 있습니다.
 
문근식|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보통 나라의 모든 디젤 잠수함은 하루에 두세 번씩 올라와야 돼요. 현대 디젤 잠수함은 한 5일 이내, 그것도 저속 시속 11km 이하에서 한 5일 이내에 견딜 수 있어요. 그리고 고속으로 그냥 완전 풀 스피드 전속으로 가면 1시간 이내에 깡통이 돼요. 배터리 아웃.

켄터키함에 실린 트라이던트2 미사일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들고 있는 삼지창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최대 사정거리만 1만 2,000미터입니다. 

곳곳에 덮개가 덮여 있습니다. 1번부터 24번까지 숫자가 적혀 있는데요, 트라이던트2 미사일이 실제 장착되고 발사되는 공간입니다.
 
치미 제이콧|7잠수함전대 사령관(미 해군 대령), 지난해 7월
미사일 옆에서 잠이 드는 겁니다. 돌아보시면 거대한 관이 보입니다. 그 안에 모두 미사일이 있는 겁니다.

24발 모두 장착하면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1,600배에 달하는 위력을 가지게 되죠. 실제로는 전략무기 감축 협정으로 20개까지 실을 수 있다고 하는데, 어느 쪽이든 국가 하나를 없애버릴 수 있는 최종병기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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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캐바나|미 해군 7잠수함전단장(준장) 지난해 7월
켄터키는 우리의 3대 핵 전력의 부분입니다. 자체 내구성에 의해 마지막까지 생존 가능한 축입니다. 동맹과 파트너들을 안심하게 하고 어떠한 적도 억제합니다. 켄터키는 안전하고 효과적이고 준비된 무기 시스템입니다.

NPT가 인정한 핵 보유 국가인 미국과 대북 제재 속에서도 핵 개발에 몰두해 온 북한과 달리 우리 나라는 NPT 규범을 준수하는 비핵 국가입니다.

그런데 이런 우리도 핵잠이란 걸 꿈꾼 적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핵무기가 있는 전략핵잠이 아닌 핵무기 없이 추진체만 원자력을 활용하는 핵추진잠수함입니다. '362사업'이라고 이름 붙여진 프로젝트의 골자는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3척을 2020년 전에 실전 배치한다는 것이었는데, 추진 계획이 너무 빨리 외부로 노출되면서 결국 흐지부지됐습니다.
 

핵추진잠수함 보유, 이제 판도가 달라진다?

2024년 3월 현재 전 세계에 핵추진잠수함을 갖고 있는 건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인도까지 6개 나라입니다. 앞에 다섯 나라는 NPT 체제 안의 핵보유국이고, 인도는 NPT 바깥에 있는 사실상 핵보유국이어서 핵추진잠수함을 가진 나라는 지금까지 모두 핵보유국이었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핵보유국이 아니면서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릴 나라가 있습니다. 호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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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핵추진잠수함 보유 계획은 오커스 출범을 떼놓고 설명할 수 없습니다. 오커스는 미국이 영국, 호주가 참가하는 3자 안보 협의체인데, 세 정상이 처음 얼굴을 맞대고 정상회담을 한 자리에서 나온 결과물이 핵추진잠수함 도입이었습니다.
 
앤서니 앨버니지|호주 총리 (지난해 3월 13일, 오커스 정상회의)
미국이 핵추진 기술을 공유한 것은 65년 만에 처음이자 역사상 두 번째입니다. 감사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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