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폭설 속 굶주려…산양 폐사 17배로

<앵커>

눈이 많이 내렸던 이번 겨울에, 먹이를 찾지 못해 굶어 죽는 산양이 크게 늘었습니다. 예년보다 17배나 많이 폐사했습니다.

조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바위틈 계곡물에 빠진 산양을 향해 눈을 헤치며 조심스럽게 다가갑니다.

구조 막대의 줄을 산양의 목에 걸어 힘겹게 끌어올립니다.

인근 계곡에서 또 다른 산양 1마리가 간신히 구조됩니다.

지난겨울 강원 지역에서 폭설에 갇힌 산양 100마리가 구조됐는데 이 가운데 66마리가 폐사했습니다.

지난겨울 예년보다 잦은 폭설로 먹이를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탈진해 폐사하는 산양이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넉 달간 강원에서 폐사된 산양은 274마리, 경북 지역까지 포함하면 모두 277마리가 폐사했습니다.

예년 평균보다 17배나 많은 산양이 폐사한 겁니다.

특히 민통선이 있는 화천과 양구에서 죽은 산양이 88%에 달합니다.

[조재운/양구 산양사향노루 증식복원센터장 : (폐사한 개체는) 노령 개체, 한 10~15년 되는 수컷 개체, 그리고 어린 개체 중에서도 한 1년 된 작년에 태어난 개체들이 거의 한 80% 이상을 차지했고요.]

인제군의 한 마을 민가 창고에 산양이 나타났습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경계를 늦추지 않다가 집주인이 놓아둔 양배추와 건초를 먹습니다.

잠시 뒤 또 다른 산양도 나타납니다.

이 일대 곳곳에서 이렇게 산에서 내려와 먹이를 얻어먹는 산양이 자주 목격되고 있습니다.

[권세우/마을 주민 : 밤 되면 꼭 와요. 와서 어떤 때는 3마리, 5마리 와서 여기 먹고 저기 먹고 돌아가면서 있는 걸, 집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먹을 걸 찾아요.]

강원 산지에는 지금도 1미터 가까운 눈이 쌓여 있어서 먹이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산양들이 많습니다.

환경부 조사결과 국내에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산양은 2천 마리가 넘습니다.

잦은 폭설의 여파로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폐사가 속출하고 있어서 적극적인 구조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허 춘, 디자인 : 김규연, 화면제공 : 양구산양사향노루증식복원센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