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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타우러스 녹취록'에 발칵 뒤집힌 독일, 무슨 의미일까

[딥빽] 서방의 균열을 노리는 러시아의 '정보전'

스프 딥빽 러시아
"동쪽에 있는 다리(크름대교)는 접근하기가 어렵고 좁아 타격하기 어렵지만, 타우러스를 사용하면 가능합니다."

이 녹취 발언은, 지난달 19일 독일군 고위 간부들의 비공개 화상회의 대화에서 나온 내용입니다. 녹취의 전체 분량은 총 39분인데, 러시아 국영방송 RT의 편집장이자 푸틴의 열혈 지지자인 마가리타 시모니안이 이걸 공개한 직후 독일 정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독일은 "푸틴 대통령이 진행 중인 정보전의 일부"라며 강력히 비난했고, 러시아는 독일이 자국을 공격하려고 했다며 자국에 주재하는 독일 대사를 불러 항의했습니다. 러시아의 '정보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 이번 녹취 유출의 파문은 왜 가라앉지 않는 걸까요.
 

군 비밀대화 감청 및 유출 자체가 안보상 문제

첫째, 군 고위 관료들의 비밀 대화가 감청되고 또 공개된 것 자체가 안보상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독일 정부는 이번 사태가 러시아 정보전의 일환에서 일어난 건 맞지만, "개인의 실수"도 있었다고 보고, 관련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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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부 장관은 "한 참석자가 싱가포르의 호텔 방에서 공인되지 않은 연결 경로로 화상회의에 참석했다"며 "이 참석자를 통해 회의 내용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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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이번 사건이 독일이 러시아의 정보전 공격에 취약한 점을 재확인했다는 분석들이 많습니다. 독일 하원 국방위원장은 "우리는 수년동안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격에 노출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언급했고, 독일 공영방송 ARD는 이번 사건이 독일 정보 당국의 '대재앙'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송승종 ㅣ대전대 군사학과 교수
"방첩체계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 (중략) 독일로서는 뼈아픈 과오를 범한 거다. 왜냐하면 그걸 가지고 푸틴이 (중략) 프로파간다로 쓸 수 있거든요. (중략) 독일 내부에서의 분열, 군과 군통수권자와의 문제, 동맹국 특히 독일과 프랑스, 영국과의 분열, 이런 것을 노린 하나의 일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녹취로 확인된, '타우러스 지원' 관련 군 간부들의 협의

둘째, 이번에 공개된 녹취 내용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포함해 민감한 내용들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 정부 당국이 밝혔던 기존의 입장과는 대치된다고 볼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 타우러스의 지원 가능성과 크름대교 공격 시나리오가 담겼습니다. 독일의 숄츠 총리는 야권은 물론 신호등 연립정부 내 찬성 의견에도 불구하고, 확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1년 가까이 타우러스 지원을 거부해 왔습니다.

숄츠 총리는 "타우러스가 잘못 설정될 경우 모스크바 어느 곳이든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해당 녹취에는 정무적으로 타우러스 지원이 관철되긴 어렵다는 현실 인식이 있긴 했지만, 타우러스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게 된다면 절차적으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논의가 담겼습니다.
양욱 ㅣ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대화를 본다면, 제공한 무기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논의를 한 것이거든요. 그래서 결국 이런 논의조차도 마치 뭔가 실제 (독일이) 전쟁에 개입하려는 모습으로 (러시아가) 평가를 하고 선전을 하고 하는 이러한 모습들은 러시아가 그간 계속 보여줘 왔던 그러한 정보전, 여기에 더해서 인지전의 성격으로 볼 수가 있을 것이고요."
 

녹취로 확인된, 소수 영국군의 우크라이나 전장 주둔

다른 나토 회원국인 영국과 관련한 민감한 내용도 거론됐습니다. 앞서, 영국과 프랑스는 장거리 미사일 '스톰 섀도'와 '스칼프'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상태이지만, 이 운용을 위한 자국군이 각각 전장에 있는지 없는지 언급을 아예 하지 않았는데, 독일 군 당국자들의 녹취에서 영국군 일부가 전장에 있다는, 사실상 타국의 기밀에 해당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결국 영국 총리실 대변인도 "소수의 영국군이 우크라이나에 주둔하고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앞서 숄츠 총리는 "영국과 프랑스가 표적 조절을 위해 하는 일을 독일은 할 수 없다"라고 말해 논란을 빚은 바 있는데,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런 논란을 겨냥한 듯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정밀 타격 미사일을 제공한 최초의 국가"인 만큼 "동맹국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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