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성 민원에 시달리고, 온라인 카페에 신상정보까지 공개됐던 김포시의 한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포시는 숨진 공무원을 비난해 왔던 카페 이용자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최승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29일 밤 한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글들입니다.
도로 파임 보수 공사로 김포한강로에 정체가 생겨 불편을 겪었다면서 김포시를 비판하는 내용들입니다.
'해당 공무원은 퇴근했다고 한다'며 '집에서 쉬고 있을 이 사람 멱살 잡고 싶다'는 내용이 올라왔고,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한 댓글에는 공무원 A 씨가 보수공사를 담당했다며 A 씨의 이름과 직위, 소속 부서, 전화번호까지 공개됐습니다.
이 글들이 올라온 지 닷새만인 어제 A 씨는 인천 서구 자택 주변 도로에 세운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차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이 나왔습니다.
A 씨가 쓰던 개인 컴퓨터에는 "최근 도로 공사 때문에 힘들다"는 글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지난 2022년 임용돼 1년 반 동안 도로 보수 업무를 맡아 왔습니다.
소속 부서는 도로 파손과 정체와 관련한 민원이 많아 야근하는 경우가 잦았고,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기피 부서로 알려졌습니다.
[소속 부서 동료 : 해빙기다 보니까 민원이 좀 몰려 있었죠. 힘들다고는 했어요. 업무도 잘 했고….]
김포시청 공무원노동조합은 A 씨가 계속된 항의 전화와 악의적인 민원에 정신적 고통을 받아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세연/김포시청 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 이렇게 좌표 찍기 식으로 어떤 집단이 그 사람을 공격할 수 있도록 유도를 했다는 게 너무 악의적이지 않나….]
김포시는 진상 조사와 함께 온라인 카페 누리꾼들을 경찰에 고발하기로 하고, 관련 증거 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전민규, VJ : 노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