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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텅텅' 관리비 '꼬박'…지식산업센터 곳곳서 갈등

<앵커>

몇 년 전 부동산이 호황이던 때 아파트를 대체할 투자처로 지식산업센터가 주목받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공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어느 곳에선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월 경기도 남양주시 국내 최대 규모 지식산업센터의 관리단 집회 현장.

고성과 손가락질이 오가고, 한 남성이 웃통을 벗어젖히며 분위기는 험악해집니다.

[업무방해 현행범 있습니다. 체포해주십시오.]

현 관리단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반대 측이 실력으로 회의 저지에 나선 겁니다.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경찰 뭐 하냐고! 빨리 잡으라고!]

갈등의 배경은 심각한 공실, 분양받은 소유자 1,300여 명은 도통 세입자를 구할 수 없어 상가 공실률이 절반을 넘는데, 기존 관리업체는 매달 10억 원에 달하는 관리비를 꼬박꼬박 징수하는 게 불만이었습니다.

심지어 준공 2년도 안 된 건물에 물이 새는 등 관리는 엉터리였다고 주장합니다.

[김종두/○○지식산업센터 관리단장 : 하자 보수도 제대로 안 해주고, 관리비도 자기네들이 부과를 제대로 안 하니까 우리가 이제 참다 참다 그렇게 시작이 된 거죠.]

결국 소유주 중심으로 관리단을 꾸렸는데, 시행사는 관리단 구성이 무효라며 소송을 걸었다가 취하했지만 사실상 시행사 영향 아래의 관리업체 출신이 소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모 씨/지식산업센터 관리업체 출신 : 전 관리회사는 나갔고요. 김종두 씨는 순수한 관리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거를 막고자 하는 거고요.]

해당 시행사 측은 분쟁과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현행법상 지식산업센터 소유자 5분의 1 동의로 집회를 열어 관리인을 선임하게 돼 있지만, 관리비 등 수익을 놓지 않으려는 분양자 측이 관리업체를 내세워 방해하는 일이 종종 벌어집니다.

지난해 6월 별내동 지식산업센터에서 관리단 구성을 방해한 관리업체 직원이 징역형을 받았고, 12월 천안에선 관리업체가 폭력으로 관리단을 쫓아낸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주헌/변호사 : 사업 시행자가 의도적으로라도 자기 사람으로 (관리업체를) 남겨 놓기를 원하죠. 하자 담보책임이라든지 여러 가지 소송 등을 걸지 못하게 하는 안전장치를 하려는 목적도 있고 그래요.]

부동산 호황기에 대체투자처로 떠오르며 과잉 공급된 지식산업센터.

심각한 공실에 더는 버티지 못하고 곳곳에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남  일, 디자인 : 김한길·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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