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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금값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미국 정부도 상승세에 한몫?

<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금값이 요즘 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금값이 역대 최고가를 돌파하는 주기가 요즘 좀 짧아지고 있는 것 같네요.

<기자>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금 현물 1그램의 가격 어제(5일) 사상 처음으로 9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연휴 끝나자마자 월요일에 8만 9천 원을 돌파하면서 이 시장이 생긴 이후로 최고가를 찍었는데요.

하루 만에 다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금을 실물로 사려고 하면 여기에 부가가치세 10%를 더 붙여서 생각해야 하죠.

민간 시장에서 금 시세를 오랫동안 제공해 온 한국금거래소의 시세로 봤을 때도 친숙한 옛 단위로 금 한 돈 지금 38만 7천 원은 줘야 합니다.

역시 역대 최고가고요. 여기에 세공비를 더한 한 돈짜리 반지는 대체로 45만 원 안팎, 돌팔찌는 50만 원을 넘나듭니다.

국제 시세로 봐도 금값 4월 인도분 선물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천1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지난 12월 말에 2천93달러를 찍은 이후로 두 달 만에 또 최고치를 갈아치운 겁니다.

<앵커>

금값이 계속 이렇게 오르는 이유들도 분석해 주시죠.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인 상황인데요. 가장 큰 이유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제 달러의 가치가 지금보다 좀 떨어질 때가 됐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지난여름 이후로 22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금리는 말 그대로 돈 값이죠. 달러에 22년 만에 가장 높은 가치를 붙여주고 있다. 즉, 달러가 그만큼 귀해졌다는 겁니다.

그런데 미국의 중앙은행이 지난 연말부터 올해는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거라고 힌트를 주고 있습니다.

즉, 달러의 가치가 다시 조금씩 떨어질 게 예상되는 시기라는 얘기입니다.

이럴 때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하려는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몰려가는 자산이 금입니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빚쟁이 미국 정부가 막대한 규모의 빚을 계속 내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미국 정부의 빚은 지난 연말에 34조 달러 우리 돈으로 4경 5천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우리 돈으로는 조 단위로는 담아낼 수도 없는 규모의 미국 정부 빚, 최근에는 100일마다 1천300조 원 이상씩 늘어나는 추세였고, 올해도 이 추세가 이어질 거라고 미국의 대형 은행이 추산하고 있기도 합니다.

미국 정부가 이렇게 빚을 크게 낸다는 건 그만큼 세상에 돈을 달러를 많이 쓰고 있다는 얘기죠.

뭐든 공급이 늘어나면 가치가 떨어집니다. 게다가 올해는 미 대선이 예정된 해입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다시 대권을 놓고 다투게 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큰데요.

현 정부든 누가 대통령이 되든 차기 정부든 지금보다 지출을 늘렸으면 늘렸지 줄이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올해 금리가 정말 내려가기 시작하고 미국 정부가 돈을 계속 이렇게 많이 쓰면 달러 가치는 분명 떨어질 거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금을 찾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중국 얘기도 있더라고요. 중국이 금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이거는 왜 그런 거죠?

<기자>

일단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해에만 225톤의 금을 사들였습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4.3%까지 늘어나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의 경기침체에 실망한 중국 부자들도 앞다퉈 금을 사들이면서 민간 수요가 630톤에 이르렀다고 보고되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나라 중에서는 중국이 지금 금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큰손이지만요.

중국뿐만 아니라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좀 낮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신흥국들의 중앙은행들이 금을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게 최근 금값을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로 꼽히기도 합니다.

일각에서는 그래도 금은 이제 거의 다 올랐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으로 수요가 분산될 거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실제로 2021년의 달러 가치 하락기에는 금은 생각보다 오르지 않고 비트코인 가격만 급등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최근에는 둘 다 오르는 모습이 나오고는 있습니다.

[박승진/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ETF팀장 : 전통 부자들이나 안전자산을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금을 모아놓는 경향이 있다면, 좀 더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달러화를 적극적으로 헷지하려는 수요들이 가상자산… 비트코인 쪽으로 자금을 유입시키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지만 한편에서는 이미 둘 다 과열되기 시작했다.

이러다 만약에 달러화를 둘러싼 환경이 지금 예상과 조금이라도 다르게 흘러가면 그때는 오히려 요새 오르는 자산들의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계속 나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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